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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한국 벤처캐피탈 도약을 위한 과제

편집국

기사입력 : 2019-06-17 00:00 최종수정 : 2024-10-25 09:54

글로벌 도약 정부 제도적 뒷받침 필요
우수한 벤처캐피탈리스트 지속적 육성

 ▲사진: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사진: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지난 6월 1일 BTS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6만 명의 유럽 팬들 앞에서 환상적인 공연을 했다.

유럽 전역에서 몰려 온 팬들은 ‘아미밤‘을 흔들며 제2의 비틀즈로 불리는 한국에서 온 청년들에게 환호하며 한국어 떼창을 불렀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에 우리 모두는 놀라고 자랑스러워한다. 7년 전, BTS 기획사인 빅히트를 투자 결정했던 순간을 돌아보면서 (또, 해외자본과 함께 추가 투자 결정했던 3년전을 회상해 보아도), 오늘의 BTS는 필자에게도 경이롭고, 무척 자랑스럽다.

또한, 최근 1000억원을 상회하는 해외 투자금을 유치하며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있는, 직방, 컬리 등과 같은 필자 투자기업들의 성장세는, 10년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놀라운 모습들이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는 가히 급진적이다. 변화를 선도하는 미국에서는 벤처출신의 IT 거인들이 시가총액 상위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그리고 넷플릭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PULPS (이미지 공유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P), 차량공유업체 우버(U)와 리프트(L),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 슬랙(S))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최근 상장된 우버의 시가총액이 670억 달러로 GM시가총액 490억달러는 상회하는 모습에 더 이상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G2의 다른 한 축인 중국 역시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를 비롯한 벤처 출신의 거인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중국을 넘어서 동남아로 급격히 그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국내외적 벤처출신 선도 기업들의 역사에는 창업 초기부터 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 벤처캐피탈이 함께한다. 대부분의 유니콘들은 막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어, 벤처캐피탈이 패러다임 변화의 주요 연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 매년 10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3~4조원 규모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세계 경제 질서가 급변하고, 대기업 중심의 주력 산업 경쟁력에 심각한 비상등이 켜진 한국 경제에서, 새로운 산업의 창출을 위해 벤처와 벤처캐피탈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한국, 미국, 중국 등에서 활발히 벤처투자 활동을 수행해 온 필자의 입장에서, 양적으로 충분히 성장한 한국 벤처캐피탈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하며, 본연의 역할을 감당하고, 지속적 투자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세 가지 중요한 이슈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제를 살펴본다.

첫 번째, 국내 벤처캐필의 글로벌화는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벤처캐피탈은 ‘펀드조성-투자-회수’라는 생태계를 장기간의 시간을 가지고 순환시키며 성장한다.

현재, 한국의 벤처캐피탈은 국내에 집중하고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 제한된 국내 시장 규모로, 한국 경제는 수출이라는 강력한 성장 동인을 가지고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벤처산업에도 이 성장의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최근, 신산업에서의 경쟁은 범세계적이며, 벤처캐피탈은 국경의 제한 없이 성장하는 유망 스타업에 투자하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IPO와 M&A를 통해 회수한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 벤처캐피탈들도 운용펀드의 규모의 확대를 통해 해외 자본을 유치하고, 해외 유망 스타업 (또는 해외진출 국내 유망벤처)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병행하며, 국내 자본시장(주로, 코스닥)에 집중된 IPO형 회수를 넘어서 해외 자본시장에서도 IPO/또는 M&A를 통해 회수하는 형태로, 현재의 생태계를 확장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유망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국내 벤처들의 해외진출 지원, 그리고, 해외 벤처캐피탈과의 협력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일부 특정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단기 버블과 같은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우수한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대체투자 분야에서 운용인력에 따른 투자 수익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투자영역이 벤처캐피탈 분야이다.

전문성, 적극성, 스타업 DNA를 보유한 유능한 전문가 그룹이 벤처캐피탈에 적극적으로 합류토록 제도적 문호를 대폭 개방하고 (구체적인 방안으로, 펀드운용 경험이 풍부한 대표펀드매니저와 전문분야 경험을 보유한 핵심인력으로 펀드 운용인력을 구성), 벤처캐피탈 회사들도 미래를 대비하며, 우수한 잠재인력 확보에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확보된 전문가 그룹이 일정 기간의 벤처캐피탈 멘토링 과정 (투자-관리-회수, 최소 3-5년)을 거친 후 유능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성장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벤처캐피탈 업계 전체가 상호 협력하고, 리딩 벤처캐피탈 회사들의 적극적 자세가 요구될 것이다.

세 번째, 제도적인 보완도 필수적이다. 최근, 벤처캐피탈 펀드 운용에 있어 글로벌 운용 규정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전반적인 도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벤처캐피탈이 우량한 스타업을 발굴하고, 충분한 투자규모를 지속적이고 장기간 투자할 수 있도록 펀드의 운용규정이 글로벌 수준으로 조속히 변경되어야 한다.

벤처캐피탈 투자의 핵심적 요소인 후행 투자(follow-on 투자), 투자자들 간의 합의서 체결(M&A나 다운-라운드를 위해서는 필수적 요소), 리딩 투자자 중심의 예측 가능하고 책임있는 투자 진행, 이사회 중심의 벤처경영 시스템 도입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 도약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보완도 시급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BTS의 성공은 우리 모두에게 자랑이고 기쁨이다. 초기 투자자인 필자에게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음악 분야에서 BTS의 성공은, 우리 벤처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수많은 난제들을 극복하며 오늘의 우리 경제가 있으며, 이런 DNA가 벤처 속에도 살아있다. 새로운 분야의 또 다른 미래 BTS를 위해, 벤처캐피탈이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도약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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