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가치가 미미하게나마 사흘 만에 반등했다. 오후 3시55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31로 전장보다 0.01% 높아졌다.
달러화가 강보합세에 머문 가운데 유로화 움직임도 제한됐다. 유로/달러는 1.1237달러로 0.02% 높아졌다. 반면 브렉시트 불안감이 지속하면서 파운드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1.2965달러로 0.27% 낮아졌다.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의 브렉시트 논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뉴욕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안전자산인 엔화는 달러화보다 강했다. 달러/엔은 109.32엔으로 0.57% 하락했다. 스위스프랑화는 달러화에 0.6% 강세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1% 가까이 약해졌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6.9084위안으로 0.93% 높아졌다. 장중 6.9184위안으로까지 치솟았다. 호주달러화도 달러화에 0.7% 약세를 나타냈다.
스코티아방크는 “투자자들은 향후 4주 동안 무역전쟁 데탕트 조짐을 초초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그때까지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회피 분위기가 팽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험회피 모드 속에 이머징 통화들은 달러화보다 일제히 약해졌다. 터키 리라화 및 남아공 랜드화 환율이 1.2%씩 급등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0.7%,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0.6% 각각 올랐다.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0.5%, 러시아 루블화 환율은 0.3% 각각 높아졌다.
■글로벌 외환시장 주요 재료
미국의 관세부과에 맞서 중국도 다음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고 25%의 보복 관세를 매긴다고 밝혔다. 미국은 10일부터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린 데 따른 보복 조치다. 보복 관세 부과 대상은 5000개 이상으로, 냉동과일과 채소 관세는 25%, 화학제품과 보드카는 20%로 각각 인상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보복관세를 매겨서는 안 된다. (보복하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250억 달러 규모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기자들에게 “우리에게는 추가 325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권리가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발표한 대미 관세 인상 소식을 두고는 “현재 상황에 꽤 만족한다. 일부 보복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한 조치와 비교하면 아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다음달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이 대중 관세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며 “경제규모 자체가 더 큰 데다 경제도 무역에 덜 민감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역긴장이 아직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며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현 정책기조를 조정할 필요성은 없다”고 말했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