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50분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1bp=0.01%p) 내린 2.502%를 기록했다. 성장률과 물가 결과가 엇갈리면서 등락을 거듭했다. 장 초반 기대 이상 성장률에 2.534%로까지 치솟았다가 물가 둔화가 주목을 받으면서 바로 방향을 바꿨다. 오전 한때 2.492%로까지 가기도 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5.6bp 하락한 2.286%에 호가됐다. 물가전망 및 유가변동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1.6bp 낮아진 2.925%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은 3.8bp 떨어진 2.292%를 기록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 몇몇 인사들은 “물가가 장기간 중앙은행 목표를 밑돌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발언을 해왔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폰드 바클레이즈 채권전략 총괄은 “연준이 ‘저물가 환경에 맞춰 정책 조정이 가능하다’고 한 자신들 말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분기 물가둔화 소식에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 확률을 더 높이는 모습이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리가 낮춰질 확률을 일주일 전의 41%에서 66%로 높여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 국채 수익률은 동반 하락했다. 뉴욕시간 오전 11시50분 기준,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미국장을 따라 움직였다. 전장보다 1.1bp 낮아진 마이너스(-) 0.016%를 기록했다. 주말 총선을 앞두고 같은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6.1bp 하락한 1.032%를 기록했다. 극우 정당 복스(Vox)가 44년 만에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된다. 브렉시트 우려가 이어진 가운데 영국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1.2bp 떨어진 1.146%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앞둔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1.6bp 내린 2.579%에 호가됐다. 투자자들은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시간 오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BB’,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글로벌 채권시장 주요 재료
이달 미 소비심리가 3개월 만에 다시 악화했다. 다만 예상보다는 덜 나빠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미시간대가 집계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는 97.2로, 전월 확정치인 98.4보다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97.0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분기 미 경제성장 속도가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예상보다도 빠른 수준이다. 소비가 둔화했지만 무역수지 개선과 재고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전기비 연율 3.2%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2.5%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2.2%에 그친 바 있다. 개인소비지출(PCE)이 1.2%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출은 3.7% 증가했다. 수입은 3.7% 줄며 순수출은 1분기 GDP에 1.03%포인트 기여했다. 1분기 비농업 재고 증가도 성장률에 0.67%포인트 기여했다. 1분기 PCE 가격지수는 전기비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는 1.5% 오른 바 있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1.3% 올랐다. 지난해 4분기 1.8%보다 오름세가 둔화했다.
케빈 하셋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3.2%의 성장이 올해 지속 가능하다며 이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하셋 위원장은 미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1분기 수치는 연방정부 셧다운 (부분업무정지) 여파로 10분의 3이나 낮아졌다. 또한 겨울 날씨가 통계에 실제 반영되지 않아 통상 1분기 기록은 낮은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 GDP는 블록버스터급 호재로, 올해 수치가 올라갈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분기 성장률 호조에도 연준이 여전히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한 성장에도 낮은 물가를 고려하면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CNBC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지만, 물가는 떨어지고 있다. 연준은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성장 전망을 개선하기 위해 경제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매우 공격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