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경기우려를 반영해 금리인하를 시사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인상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지명자인 스티븐 무어는 기준금리를 당장 50bp(1bp=0.01%p)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중국 1~2월 기업이익 급감 소식까지 나와 글로벌 경기우려를 한층 자극했다.
오후 3시55분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2bp 낮아진 2.380%를 기록했다. 개장 전 15개월 만에 최저인 2.352%로 떨어지는 등 장중 내내 하락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4.2bp 내린 2.214%에 호가됐다. 물가전망 및 유가변동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6bp 하락한 2.816%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은 2.170%로 3.7bp 떨어졌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했을 확률을 60% 이상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ECB의 도비시 스탠스로 유럽 주요국 국채 수익률은 대체로 하락했다. 뉴욕시간 오전 11시50분 기준,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6.4bp 낮아진 마이너스(-) 0.078%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1bp 내린 2.439%에 호가됐다. 같은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4.5bp 떨어진 1.049%를 기록했다.
반면 영국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0.7bp 오른 1.016%를 나타냈다. 보리스 존슨을 비롯해,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두고 지지의사를 밝힌 보수당 의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메이 총리는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채권시장 주요 재료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이날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글로벌 경제 전망이 악화하고 국내 지출 모멘텀도 약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금리 방향은 인하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경제지표상 유로존 경기위축이 계속해서 확인된다면 금리인상 시기를 더 연기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순이자마진이 압박을 받는 동안 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지 계속 주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마이너스 금리 부작용을 완화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연준 이사로 지명된 무어가 전일 늦게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난해 9월과 12월 금리를 올린 일은 잘못된 판단이다. 당장 50bp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자신이 긴축 행보로 시장을 교란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두고 해임을 촉구한 일은 후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말 원자재가격이 급락 중인 데도 연준이 금리를 올려 당황했다”면서도 “그런 식으로 말한 점은 후회한다. 파월 의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지난 1~2월 기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0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기업이익은 전년동기비 14% 급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9% 줄어든 바 있다.
미국의 지난 1월 무역수지 적자 감소폭이 예상보다 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월 무역적자는 전월대비 14.6% 감소한 511억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570억 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이 2.6% 줄어든 반면 수출은 0.9% 늘었다.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가 1% 미만으로 동반 하락했다. 전일 안정을 되찾은 미국채 수익률이 글로벌 경기우려로 되떨어지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기업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ECB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가세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흘 만에 떨어졌다. 전장보다 32.14포인트(0.13%) 내린 2만5625.59에 거래를 끝냈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