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기둔화를 이유로 통화긴축을 중단한 가운데 미국과 유로존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와 글로벌 경기우려를 한층 자극했다. 특히 미국채 장단기 수익률곡선 역전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한층 커졌다. 미국채 수익률을 따라 금융주가 3% 가까이 급락해 지수들을 압박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중 관세 지속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0.19포인트(1.77%) 하락한 2만5502.32에 거래를 끝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54.17포인트(1.90%) 내린 2800.71에 거래됐다. 두 지수는 하루 만에 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96.29포인트(2.50%) 낮아진 7642.67을 기록했다. 엿새 만에 떨어졌다.
주간으로는 다우지수가 1.34%, S&P500지수는 0.77% 각각 내렸다. 나스닥지수는 0.6% 떨어졌다.
뉴욕주식시장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20.4% 급등한 16.4를 기록했다.
S&P500 11개 섹터 가운데 유틸리티를 제외하고 일제히 약해졌다. 소재주가 3% 급락했고 금융주도 2.8% 굴러 떨어졌다. 에너지주는 2.6% 내렸고 산업과 정보기술주는 2.3% 내외로 낮아졌다. 재량소비재주는 2.1% 하락했다. 경기방어주인 유틸리티주만 0.7% 올랐다.
개별종목 중 금융주인 씨티그룹이 4% 넘게 급락했고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JP모간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9% 이상 낮아졌다. 북미지역 분기판매 부진 악재에 나이키는 6.6% 굴러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 FANG+지수는 2.4% 낮아졌다.
■뉴욕주식시장 주요 재료
이달 미 제조업 팽창 속도가 예상과 달리 둔화했다.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전월 최종치 53.0에서 52.5로 내렸다. 두 달 연속 하락해 2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전월 최종치와 동일할 것으로 예상했다. 3월 서비스업 PMI 잠정치도 전월 확정치 56.0에서 54.8로 낮아졌다.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달 유로존 제조업 위축 속도도 예상보다 제법 큰 폭 빨라졌다. IHS마킷에 따르면 3월 유로존 제조업 PMI 잠정치는 전월 확정치 49.3에서 47.6으로 떨어졌다. 예상치 49.5를 하회하는 수준이자 71개월 만에 최저치다. 유로존 3월 서비스업 PMI 잠정치만 52.7로 예상치(52.6)를 소폭 상회했다.
지난 2월 미 기존주택판매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증가폭도 예상보다 컸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2월 기존주택판매(계절조정치)는 전월보다 11.8% 급증한 551만채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12월 이후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시장에서는 3.2% 증가한 510만채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대비 기존주택판매는 1.8% 감소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지속이 무역협상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대중 관세를 상당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이것이 협상에 문제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합의에) 꽤 근접했다. 타결 또는 결렬 가능성을 따지자면 타결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중 무역합의가 미칠 영향은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서부텍사스원유(WTI)가 1.6% 급락, 59달러 선에 턱걸이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예상을 밑돈 미국과 유로존 제조업 지표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 원유수요 감소 불안감을 자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94센트(1.6%) 떨어진 59.04달러에 장을 마쳤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배럴당 83센트(1.2%) 내린 67.03달러에 거래됐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