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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 양적완화 종료..거대한 실험의 종료와 새로운 도전

장태민

기사입력 : 2018-12-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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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럽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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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13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2조60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QE)을 이달 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ECB는 재융자 금리, 한계대출 금리, 그리고 ECB 예치금리를 각각 0.0%, 0.25%, -0.40%로 유지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내년 여름까지 현재 수준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다시 확인했다. 아울러 첫번째 금리인상 이후에도 채권 상환자금의 재투자는 상당기간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양적완화가 경기상승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하면서 "유로존 경제 성장전망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그러나 "지정학적 요인이 상존하고, 보호무역주의 등 하방위험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아무튼 ECB는 예고한 대로 수조 달러에 달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공식적인 종료를 선언하면서 매달 150억 유로에 달했던 매입 규모는 '제로'가 된다.

■ ECB, 거래한 역사적 실험 종료와 새로운 도전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2015년 3월 유로존 경제를 디플레이션 압력으로부터 구제하고 경기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ECB는 2.6조 유로(2.9조 달러)의 자산을 매입했다.

이 같은 조치는 유럽을 부채위기와 더블딥 이후 19개국이 모여 있는 단일 통화블록의 경제를 구제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그리고 이 '위기의 시대'에 취해졌던 거대한 조치가 거의 4년만에 종료되는 것이다.

하지만 ECB가 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등 경기에 대한 경계감을 높인 만큼 정책 스탠스가 갑자기 크게 틀어지는 것은 아니다.
ECB는 아울러 향후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양적 정책기조는 계속 이어가면서 예기치 못한 경기둔화와 정치불안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성장전망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이라고 했지만, 하방 위험 쪽에 보다 무게가 실렸다.

드라기 ECB 총재는 "지정학적 요인과 보호무역주의 위협, 신흥시장 취약성과 금융시장 변동성과 관련된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위험 균형이 하방으로 이동하고 있다(the balance of risk is moving to the downside)"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현재는 성장 위험이 균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점점 위험요인이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일단 성장률 전망을 약간 낮췄다.

ECB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보다 0.1%p씩 낮춘 1.9% 및 1.7%로 제시했다. 새롭게 2021년 성장률 전망치는 1.5%로 제시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의 경우 1.8%로 0.1%p 높인 반면 내년은 1.6%로 0.1%p 낮췄다.

■ 다시 부양책을 쓸 여지?

드라기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TLTRO(장기대출프로그램)에 관한 질문에 "논의는 하고 있다"고 답했다.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종료하지만 경기 상황이 녹록치 않고 이탈리아, 스페인 은행 등에게 빌려준 자금의 상환 문제 등도 간단치 않다. 이러다 보니 ECB가 조속한 정책금리 인상 등을 할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도 나온다.

KB증권의 오재영 이코노미스트는 "TLTRO는 내년 상반기 내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탈리아, 스페인 은행 등의 은행들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2차 TLTRO 자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TLTRO의 재개 가능성 속에 이번 정책회의는 충분히 완화적인 이벤트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이드라인이 전혀 구체화되지 않았다. 최근 경제 지표 둔화와 정치적 이벤트 등으로 ECB 내부에서도 신중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채권 재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기간을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첫 금리 인상 이후에도 상당기간 재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현재 ECB 자산 수준을 유지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 둔화가 보다 두드러지면서 연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 말 쯤 ECB도 금리 정상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보인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ECB는 통화정책 경로를 유지했지만 전망은 비둘기적이었다"면서 "내년 ECB의 첫 금리인상 시점을 4분기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임혜윤 KTB증권 연구원은 "ECB는 2019년 연말 또는 2020 상반기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인상 시점뿐만 아니라 향후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 여부가 중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ECB는 상황에 따라 자산매입 프로그램과 TLTRO를 재가동할 수 있는 상황이며, 경제지표에 따라 정책 정상화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면서 "일단은 내년 상반기에 ECB가 가이던스를 변경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달러화 약세 및 유로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럽권 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많은 가운데 여전히 정치적 변수의 위험도 적지 않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살아 남았으나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이탈리아는 재정지출 문제로 EC와 갈등 중이다. 프랑스도 '노란 조끼 시위'에서 보듯이 정치적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 이제 관심은 FOMC로..기정사실로 보이는 12월보다 추후 연준 스탠스가 관건

유로존 통화정책 이벤트가 끝난 가운데 다음주 18~19일 FOMC가 연내 남아 있는 가장 큰 정책 이벤트로 꼽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금리인상 반대가 있었지만 12월 FOMC에서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관심은 12월 금리인상 뒤 내년의 스탠스다.

파월 연준 의장이 현재 정책금리가 중립수준 '바로 밑'이라고 말한 뒤부터 연준의 스탠스는 확연히 누그러졌다.

이러다 보니 시장에선 연준의 태도가 크게 바뀌어 더 이상 3월 금리인상도 기정사실화하지는 않는 분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연준이 내년 3회의 금리인상을 예고해왔으나 조만간 이 견해는 수정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이코노미스트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응답자들이 12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60명 가운데 단 1명만 동결을 예상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전체의 48%가 내년 첫 인상 시기로 3월을 꼽았다고 밝혔다. 내년 3월에 금리를 인상할지, 쉴지를 놓고 의견이 맞선 것이다.

내년 첫 인상시점으로 5월 회의를 예상한 답변은 12%, 6월을 꼽은 응답은 28%였다. 전체적으로 내년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일부에선 주택시장과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연준이 내년 상반기 중 쉬어가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봤으며, 무역긴장과 저물가로 연준이 내년 초 관망세를 취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또 일각에선 연준이 2020년 중반까지 인상을 끝내고 2021년 말 금리를 다시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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