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는 26일 발표한 '2018년 이머징 통화 전망'에서 달러/원이 1분기 1130원, 2분기 1140원, 3분기 1150원, 4분기 1160원으로 오를 것으로 봤다.
올해 달러/원 환율 움직임은 '레인지-바운드'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올해 달러/원은 1월~5월 중 1060~1090원, 이후 레벨을 높여서 하반기엔 1110~1140원에서 움직였다.
HSBC는 "원화는 주식시장에 대한 높은 민감도 때문에 싱가폴 달러나 태국 바트, 대만 달러에 비해 언더퍼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는 "한국은 GDP의 4.7%에 달하는 거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 중이며, 기술기업 수출도 견조하다. 원유를 제외한 수입은 부진한 내수 때문에 둔화되고 있고 중국 여행수지는 개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원화 강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 등이 많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HSBC는 "한국은 구조적으로 외국자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국민연금의 외국주식 투자비중이 현재 19%지만, 2023년가지 30%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지난 5년간 달러자산 투자로 100억달러가 빠져 나갔지만, 향후 5년간은 이 규모가 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원화가 이머징 주식시장 움직임과 민감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MSCI 이머징 인덱스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중국 다음으로 높고 외국인은 5000억 달러에 달하는 포트폴리오 에쿼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식시장 변동성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은 2000년이나 2010년대 초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경상수지 흑자 때문에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금은 한국이 외국 자산에 투자 확대로 통화 변동성을 헤지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외국 주식 소유규모는 5~6년전 1000억 달러 수준에서 현재는 2700억달러로 확대됐다고 추산했다.
이들은 또 "원화의 또 다른 버퍼는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여긴다는 사실"이라며 "예컨대 올해 2분기 27억달러의 외국인 주식 자금이 빠져나갈 때 외국인 채권투자는 (비록 FX 헤지가 이뤄졌지만) 105억이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