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SDI의 주가는 중국 CATL이 폭스바겐, BMW, 다임러, 르노닛산 등 주요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가파른 조정을 받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유럽 업체들이 직접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그러나 오는 2025년까지 폭스바겐은 약 80종(총 300 만대)가량, BMW는 총 37종의 전기차(xEV) 출시를 각각 목표로 하는 만큼 다수의 배터리 공급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가파른 수요 증가로 이르면 2022년부터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유럽 업체들이 배터리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고 가정하더라도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 연구원은 “특히 2023년 상위 10개 배터리 업체들의 예상 생산능력(CAPA) 총 규모는 약 770GWh일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전세계 전기차, ESS 배터리 수요는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로 약 916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으로도 국내 업체들과 경쟁할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메모리 반도체 등 주요 모바일 부품 산업들의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며 “그러나 모바일향 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삼성SDI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동사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한다”면서 “다만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와 격차(괴리율)를 고려해 기존 32만원에서 28만원으로 12.5%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