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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끌어내리는 외인…무역전쟁·韓경제 우려에 투심 ‘꽁꽁’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0-23 18:10

증시 끌어내리는 외인…무역전쟁·韓경제 우려에 투심 ‘꽁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코스피가 1년 7개월 만에 장중 21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금리 상승 등 악재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까지 겹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 매력과 별개로 글로벌 증시 흐름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7% 내린 2106.10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7% 하락한 2147.30으로 출발했으나 장중 한때 2094.69까지 추락하면서 최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100선까지 내줬다.

코스피가 장중 21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3월 10일(2082.31)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업종별로는 의약품(-6.49%)이 셀트리온의 블록딜 영향으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기계(-4.89%)도 큰 폭으로 내렸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38% 하락한 719.0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51% 내린 740.35로 출발한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비금속(-6.37%)과 유통(-5.46%)이 크게 하락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로 자금을 빼내면서 폭락장을 시현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212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나흘째 매도 행진을 이어나갔다. 기관은 285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544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이 1149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16억원, 114억원을 순매수했다.

◇ 美·中 무역전쟁 장기화 공포 커져

최근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 등 무역전쟁 심화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대통령이 2670억 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경고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무역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 의사가 없으며, 중국이 관세 문제로 더 큰 고통을 느끼길 원하고 있다고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 해군 함정 두 척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무역전쟁 압박 수단으로 미·중 간 군사적 갈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를 거듭 위협하면서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해 “그들이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핵무기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협정 준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중국이 협정에 포함되지 않으면 핵무기를 증강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우리는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코스피의 주요 지지선이 붕괴되면서 장중 투매가 나오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국증시가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췄지만, 글로벌 증시에 추가 조정세가 나온다면 동반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美금리인상 기조 ·韓경제성장 둔화 우려도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1/2~10/23)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5조755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10조1800억원을 순매수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지난달 말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외국인은 빠르게 매도세를 키워나갔다. 미국 기준금리의 상승 및 달러 강세는 외국인 자금유출의 주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오는 12월에 한차례, 내년 3차례의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하고 있다.

달러 강세 국면에 신흥국 시장이 선진국 시장에 비해 약세장을 시현한 것도 투자 심리 위축에 한몫했다. 통상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국면에는 상품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이는 상품 의존도가 높은 신흥시장에 대한 선호를 낮추는 원인이 된다.

국내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2.9%에서 2.6%로 낮췄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0.2%포인트 낮춘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7%로 전망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자산은 ‘건전’은 하지만 ‘성장’은 미약하다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가 가진 인식인듯하다”며 “이익도 중요하지만, 한국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외형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MF 분류상으로는 선진국이지만, 증시 분류로는 신흥국에 속해있는 한국이 신흥국 사이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에는 성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국내 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원화 약세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최근 원·달러 환율은 2000년 이후 평균인 1120 원 내외이지만, 실질실효환율로 본 체감환율은 980원”이라며 “국내 증시는 원화 약세전환, 중국 부양 확대, 정보기술(IT) 투자 심리 개선, 하반기 어닝 모멘텀 개선 등을 바탕으로 내년 2분기 내외 상승 전환이 가능할 것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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