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은 두 가지 재료가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8월 고용지표가 7월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신인석 금통위원이 저물가에 대한 우려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 강세를 견인했다.
고용지표에 대해 투자자들은 잘 나오기는 어렵지만 7월 지표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다소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했지만,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한국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수가 줄어들고 한국경제의 중추인 제조업 취업자도 큰 폭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인석 금통위원은 인플레이션 과속이 아닌 '저속'이 우려된다면서 물가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요측면의 물가 압력이 미미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최근 한은이 여러차례 언급한 관리물가를 감안하더라도 물가 압력은 제한적이란 입장을 드러냈다.
2016년 4월 금통위원 임명 당시 조동철·고승범 위원과 함께 비둘기 3인방으로 불렸던 신 위원은 또 금융안정 문제에 대해 통화정책까지 나서서 대응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이주열닫기

이런 발언들은 투자자들에게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만만치 않을 것이란 인식을 강화시켰다. 다만 신 위원이 물가상승률을 '확인'하고 대응하고 한 만큼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평가도 보였다.
전체적으로 고용지표에서 확인된 어려운 경제 환경, 때 맞춰 나온 금통위원의 도비시한 발언 등에 국고3년물(KTBS03) 최종호가수익률은 1.8%대(1.893%)로 내려갔다.
최근 장기물 위주의 강세로 커브가 플래트닝되다가 금리인하 기대감 둔화에 짧은 구간도 하락 공간을 마련하는 모습이었다.
올해 봄 2.3%를 넘나들던 국고3년 금리가 1.8%대로 내려가 작년 9월 하순 수준이 됐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서울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을 제외하면 금리를 올릴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채 시장은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관망 무드를 이어갔다. 금리가 3%에 근접한 데 따른 대기매수와 양호한 10년 국채 입찰 등으로 금리 레벨이 빠진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19bp 하락한 2.9658%, 국채30년물은 1.47bp 떨어진 3.104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보합인 2.7439%, 국채5년물은 0.51bp 내린 2.86205를 기록했다. 이날은 전체적으로 커브가 다소 플래트닝된 것이다.
국채10년물 230억달러 입찰에서 응찰률은 258%로 직전 입찰 때의 255%를 웃돌았으며,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응찰자들이 가져간 비중은 이전보다 높아진 63.92% 수준이었다.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를 앞두고 발표된 생산자물가는 전월비 0.1% 하락해 예상(0.2% 상승)을 밑돌았다. 전년비로는 2.9% 올라 예상치(3.2%)를 하회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 고위 관료들이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협상 담당자들 앞으로 양자 무역회담을 열자는 초청장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은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작년 8·2 대책에서 다양한 부동산 규제안을 내놓았으나 규제 강도가 제한적이었고 추가적인 대책도 효과가 없었던 가운데 이번엔 어떤 강도의 패키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