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철 연구원은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입 잔액이 사상 최대를 경신 중"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재정거래가 아닌 부분을 추정하는 접근법으로 재정거래 규모를 가늠했다.
문 연구원은 "외국인 채권 잔액은 114조원인데 이중 55~60% 가량이 해외 중앙은행"이라며 "그 외 국부 펀드나 장기투자기관 등 리얼 머니를 추가하면 70% 정도일 것이다. 여기에 신흥국 통화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등도 리얼 머니 계열로 볼 수 있으므로 역시 더해주면 대략 전체 외국인 보유 금액 중 80~90%는 리얼 머니 계열"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를 제외한 10~20% 정도의 금액이 재정거래 목적이라고 추정된다"면서 "물론 국내 투자자 중 ‘은행’에 포함되는 외국계 은행의 물량이 재정거래 목적일 수도 있지만 계속된 국내외 금융규제 환경으로 인해 이들의 포지션은 상당부분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FX스왑레이트 절대 수치와 재정거래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재정거래에 있어 가장 큰 오해는 (-)폭이 큰 FX스왑이 외국인 입장에서 이익이 된다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FX스왑레이트가 -1,000bp여도 재정거래가 유입되지 않을 수 있으며 +1,000bp여도 재정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 "지금처럼 (-)폭이 크다는 것은 달러 금리가 원화보다 높다는 말이므로 그냥 달러채에 투자하면 되지 번거롭게 재정거래를 왜 하나. 중요한 것은 FX스왑의 절대 수치가 아니라 이자율 패리티가 얼마나 깨져 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No arbitrage를 만족시키는 국제 이자율 패리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신용위험과 금리차를 제외하고도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면서 "즉 현재 1년물 FX스왑레이트가 -140bp라면 이 전부가 외국인의 이익인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신용위험과 금리차를 제외한 -32bp가량이 이익"이라고 밝혔다.
그는 "(-)폭이 클수록 이익이 크다. 이 부분은 과거와 달리 절대값이 크게 줄어들어 있다"면서 "재정거래 유입 + 해외투자 감소에 따른 자산 스왑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문 연구원은 "재정거래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금융위기 이후 흐름과 다른 현상으로 미국 금융규제 완화와 달러 유동성 개선이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원/달러 이자율 패리티 붕괴폭은 보통 -40~-50bp보다 절대값이 크게 유지돼 왔었고 우리는 이것을 재정거래유입을 위한 손익분기점으로 추정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기관의 해외투자 감소와 글로벌 금융 규제 완화 환경,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른 과잉 유동성 환경 등은 향후 재정거래에 우호적인 요인이지만 반대로 균형을 찾아가려는 특성상 FX스왑이 개선되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도 늘면서 FX스왑이 마냥 한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재정거래는 환율은 물론 금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국인 입장에서 재정거래는 달러를 담보로 원화를 빌려서 원화채에 투자하는 구조여서 당연히 이 구조에서는 환율이나 금리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재정거래가 늘어나니 채권 수급이 좋고 금리가 하락한다는 언급은 틀린 진술"이라며 "재정거래는 현선물 환간의 스프레드인 FX스왑레이트, 외국인이 사는 채권과 그렇지 않은 채권간의 스프레드에만 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