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은 외국인이 10년 선물을 매수하면서 장을 지지한 가운데 장기 구간 중심의 강세가 이어졌다. 국고10년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장내 수준보다 1.5bp 낮게 결정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초장기 쪽은 계속 눌렸다.
이번주 국고50년물 6천억원 발행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수급 우위에 대한 인식은 계속되고 있다.
전일은 특히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9%대 중반 근처로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중 약세폭을 모두 줄이는 모습을 나타냈다. 외국인의 10선 매수, 국내 투자자들의 대기 매수, 국고10년 입찰 호조 등이 어우러졌다.
금리 레벨 부담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수급 호조,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론, 채권 매도시의 대안 부재 등을 거론하면서 지금의 흐름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국내 통화당국이 금리를 올리기 만만치 않다는 인식 속에 미국 시장과의 디커플링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만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는 상황에서 금리 레벨이 지속적으로 다운되고 있어 가격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장기 구간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인식 속에 커브가 계속 눌렸지만, 흐름이 지나치다는 인식들도 보인다.
예컨대 지금의 금리 레벨은 연내 금리 동결을 반영한 수준이며, 추가 강세를 정당화하기 위해선 또 다른 재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리인상 기대가 무너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보인다. 하지만 달리는 말에서 먼저 내려서는 것 역시 부담이 따른다.
이런 상황에선 계속해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힘을 받을 수 있다. 선물 만기를 앞두고 외국인의 가격 관리, 차익실현 여부 등에 따라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채 시장에선 일드커브가 플래트닝을 나타냈다. 시장은 ECB 회의 결과와 소비자물가 발표 등을 앞두고 커브를 눕히는 데 주력했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0.64bp 하락한 2.9345%, 미국채30년물은 2.36bp 떨어진 3.080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23bp 오른 2.7067%, 국채5년물은 0.68bp 반등한 2.8211%를 나타냈다.
오는 13일과 14일 각각 나올 8월 CPI와 소매판매에 관심이 모아져 있다. 근원 CPI는 전월비 0.2% 올랐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주 후반 고용지표에서 전년비 임금 상승률이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보인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와 식품서비스를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전월비 0.4% 늘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CB 통화정책회의에선 ECB가 양적완화에서 벗어나 얼마나 정책 정상화 쪽으로 다가갈지 봐야 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