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12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혁신기업과 자본시장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정책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남 실장은 “신시장은 중소기업과 혁신기업을 위한 증권시장으로 1980년대 이후 세계 곳곳에 설립되었으나 그 특징은 동일하지 않고 성과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그중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가 1995년 설립한 신시장 AIM은 중소기업의 수요를 바탕으로 유연한 규제를 적용받으면서 신시장의 새로운 롤모델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남 실장은 1980년대 유럽에서 주 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목적으로 설립된 인큐베이터형 신시장은 주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성과 낮은 유동성 등으로 대부분 기능을 상실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이테크 기업의 유치로 큰 성공을 거둔 나스닥을 모방한 다수의 신시장 역시 특정 산업 쏠림으로 IT 버블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대부분 폐쇄된 점을 지적했다.
남 실장은 “AIM의 성공 배경에는 산업간 균형, 규제 완화 및 세제 혜택, 활발한 이전상장이 있었다”며 “AIM과 주 시장 간 양방향 이전상장은 활발할 편으로 주 시장으로의 이전상장보다 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한 AIM으로의 이전상장이 더 많다”고 말했다.
AIM 상장 기업은 특정 산업 섹터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외국주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EU 단일규제가 아닌 거래소 규제를 받아 규제 수준이 낮으며 거래세, 자본이득세, 상속세의 면제 혜택이 있다.
남 실장은 이전상장에 대해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 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AIM의 양방향 이전상장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상장 기업의 산업 섹터는 코스피 시장 대비 균형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며 “특정 산업으로의 집중은 신시장의 지속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의 IPO는 다른 신시장보다 활발한 편이나 다양한 사적 시장이 활성화되면 미국이나 유럽처럼 IPO 의존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규제 강화와 사적 시장 발달 등으로 인해 자발적 상장폐지가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