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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B증권 발행어음 가세 준비 완료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18-04-30 00:00 최종수정 : 2018-04-30 07:49

금융당국 인가 심사에 기대 높아
한투 독주…삼성·미래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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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B증권 발행어음 가세 준비 완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증권사 단기금융업(발행어음) 경쟁이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그간 발행어음 사업은 사실상 한국투자증권의 ‘독주체제’로 이어져왔으나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해소한 NH투자증권이 채비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말 제재 기간이 끝나는 KB증권까지 기회를 노리면서 한동안 ‘유명무실’ 했던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타이틀이 ‘명실상부’하게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춘 대형 증권사 5곳(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B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을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이중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취득하고 지금까지 홀로 발행어음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라고 칭해지고 있으나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는 이름만 ‘초대형 IB’라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NH증권 발행어음 사업과 관련한 움직임에 시동을 걸면서 시장에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첫 번째 발행어음 상품인 ‘퍼스트 발행어음’을 내놨다. 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은 출시 이틀 만에 완판되는 성과를 거두고 2차 판매까지 돌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기세를 몰아 올해 5조원 규모의 발행어음 판매를 목표로 두고 본격적인 글로벌 IB로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 금감원, NH투자증권 인가 심사 재박차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사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를 담당하는 금감원은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신임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29일부터 NH투자증권 인가 심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NH투자증권의 대주주인 NH금융지주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인가 절차를 앞두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는 종결된 상태”라며 “김 신임 회장 선임과 회사 내부 상황 등 변동 사항에 맞춰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배구조 검사 결과 별다른 문제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고 김용환닫기김용환기사 모아보기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9일 돌연 사퇴하면서 가시적인 인가 리스크는 제거된 상태다.

다만 이번에는 김 신임 회장이 NH투자증권 최대주주의 대표로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으로 오른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투자증권 지분 49.1%를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은 김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즉시 김 회장에 대한 검증 자료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초대형 IB로 지정됨과 동시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이력이 없고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채용 비리에 연루되면서 예상치 못한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김용환 회장의 채용 비리 의혹은 무혐의로 종결되면서 인가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올해 초부터 금감원이 지주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에 나서면서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는 다시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업계에서는 김 신임 회장이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출신인 데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다음 달 중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인가 안건을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NH투자증권도 발행어음 사업에 합류하게 된다.

◇ NH투자증권 “올해 발행어음 목표 1조5000억원”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단기금융업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두 달 후인 6월 초에는 전락투자운용본부로 전환해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금감원에서 인가 승인이 내려지는 대로 발행어음 사업을 착수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오는 5월 인가가 날 경우 빠르면 6월부터는 발행어음 판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발행어음 시장 조사와 IT 시스템 정비 등 기본적인 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발행어음을 통한 목표 수신액으로 지난해 기준 1조50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금리 인상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당초 목표치는 재책정될 수 있다는 게 NH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이달 초 인사 및 조직개편 단행도 앞두고 있다. 특히 현재 5개 본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IB사업부(구조화금융본부, ECM본부, 인더스트리본부, 부동산금융본부, 투자금융본부)를 두 개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임원인사안과 조직개편안을 이달 초 농협중앙회에 상정했지만 농협중앙회가 주관하는 전 계열사의 컨설팅이 진행되면서 조직개편도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김 신임 회장의 취임 이후 농협중앙회로부터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겸직하고 있는 IB사업부 대표직은 각 본부 간 실적 경쟁 구도 하에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 KB증권도 인가 심사 기대감 증폭

오는 6월 말 영업정지 제재기간이 만료되는 KB증권도 다시금 발행어음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KB증권은 과거 현대증권 시절 ‘불법 자전거래(2개 이상의 내부 계좌로 주식이나 채권 거래)’로 일부 영업정지 1개월(2016년 5월 26일~6월 27일)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일부’ 영업정지를 받은 금융회사는 제재 종료일로부터 2년간 신규사업 인가를 받을 수 없다. KB증권은 지난 1월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으나 제재 기간 만료일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재신청 가시성이 확보됐다.

윤경은 KB증권 대표가 올해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행어음과 기업환전 등 투자은행 업무로 사업영역을 폭넓게 확대할 것“이라며 발행어음 사업에 대한 포부를 드러낸 만큼 추진력에 힘을 더할 전망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초 구성한 초대형투자은행 TF를 계속해서 운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발행어음 사업을 준비해오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채권 금리 인상 등 시장 상황 변화에 의해 사업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인가를 잠정 보류했던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된 바는 없으나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은 여전히 ‘발목’

한국투자증권의 활보에 맞춰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초대형 IB는 풀지 못한 현안이 남아있다. 특히 삼성증권은 대주주 적격성에 최근 배당사고까지 겹치면서 넘어야 할 산이 높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대우의 내부거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인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공정위는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서면조사는 마쳤으나 아직 방문조사는 실시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상반기 내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 재개는 불투명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6년 설치한 ‘초대형투자은행 추진단’을 ‘초대형투자은행 본부’로 정비하고 발행어음 사업을 준비해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면서 “현재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는 잠정 보류된 상태이나 관련 사업 본부는 정상적으로 운영을 지속하는 등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KB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심사를 다시 신청할 경우 결격사유 등이 없으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미래에셋대우도 공정위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심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실질적 대주주인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단기금융업 인가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8월 금감원은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삼성증권은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되면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다시 노려볼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지난 6일 사상 초유의 우리사주 배당 사고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번 사고로 인한 리스크가 상당한 가운데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는 사실상 좌초됐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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