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가 아파트 특별공급에 '금수저' 당첨자 등장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특별공급 개선 청원이 등장했다.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 디에이치자이 개포, 만 20세 이하 특별공급 당첨자만 14명
10일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실수요자의 청약 당첨 기회 확대를 위한 주택청약 특별공급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의 주요 골자는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주택 청약에서 특별공급 폐지, 투기과열지구 특별공급 당첨 물량 전매제한 강화 등이다.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 개선 요구는 올해 들어 본격화됐다. 기폭점은 지난달 청약을 시행한 ‘디에이치자이 개포’다. 이 단지 특별공급(485가구)에서 만 20세 이하 당첨자만 14명이 나왔다.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노부모 부양 등 사회·정책적 배려 계층을 위한 특별공급에서 만 20세 이하 당첨자가 10명 이상 나왔다는 것은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특별공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일부 지역 9억원 초과 주택 특별공급 당첨자 중 사회·정책적 배려 계층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특별공급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별공급에서 만 19세 당첨자가 등장한'디에이치자이 개포'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 ‘로또 청약’ 열기 지속 예상
9억원 이하 고가 아파트 청약에서 특별공급이 폐지됐지만, ‘로또 청약’ 열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주택 구매 자금 여력이 충분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서울 등 인기 지역 선호도가 여전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억제 정책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 특별공급에서 금수저가 등장할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로또 청약’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 등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진 가운데 안전자산 확보 심리에 따른 특정 지역 청약 쏠림 현상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HUG의 고분양가 억제 정책도 예상보다 낮은 분양가 책정을 유도해 ‘로또 청약’ 단지를 지속 탄생시키게 될 것”이라며 “물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최근 몇 년간 두드러졌던 부동산 쏠림 현상이 조금 완화될 여지가 생겼지만, 여전히 서민들의 자산 축적 방안으로 부동산이 최우선되는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