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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성공전략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고객의 시간을 빼앗아라’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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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11-2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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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최저임금 인상‧외교 역풍‧골목상권 규제‧소비트렌드 변화. 유통업계에 산적한 문제 속 깊어지는 오너 및 CEO의 고민을 짚어보고 타개를 위한 전략을 꼽아본다.<편집자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불과 15년 만에 대형마트 매출이 반 토막 난 일본의 사례처럼 우리나라 대형마트도 더 가깝고, 편하고, 즐거운 경쟁업태에 밀려 선택받지 못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계열을 이끌고 있는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며 “대형마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차 온라인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소비트렌드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었다.

이 같은 정 부회장의 걱정은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6.4% 신장한 10조 3637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대형마트 이마트의 매출은 0.3% 성장에 그쳤다.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와 온라인몰은 각각 28.3%, 25.8% 증가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대형마트의 위기는 이마트만의 고민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마트의 전년 동기대비 매출 성장률은 0.0%로 멈춰버렸다. 전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부진을 차치하더라도 백화점(0.9%)과 기업형슈퍼마켓(1.5%)에 비해서도 성장률이 떨어진다.

이에 정 부회장은 부진을 거듭하는 기존 할인점에 대해서는 과감한 혁신을 단행했다. 지난 2006년 한해 출점수가 19개에 달했던 이마트는 꾸준히 속도를 줄여 지난해에는 1개 출점, 올해에는 장안점을 노브랜드 전문점으로 바꾸며 점포수가 146개로 줄었다. 이는 트레이더스가 2010년 1개에서 올해 12개로 늘어난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반면 신사업에 대해서는 고객의 ‘돈’보다는 ‘시간’을 뺏겠다는 미래 전략을 세웠다. 이 같은 계획은 그룹의 역점사업으로 지목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신사업 편의점 ‘이마트24’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타필드 고양. 신세계그룹 제공

스타필드 고양. 신세계그룹 제공

◇비(非) 쇼핑시설 대거 확충 ‘스타필드

현재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을 시작으로 코엑스, 고양 총 3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의 올해 매출은 목표치인 8200억원을 넘어 8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은 오픈 한 달도 채 안 돼 1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 오픈 당시 경쟁상대로 ‘야구장’을 지목했다. 복합쇼핑몰을 단순 쇼핑목적이 아닌 리조트와 여가시설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9월 고양점 오픈 때에는 이를 넘어 경쟁상대를 ‘온라인’으로 확대 수정했다.

고양점 오픈 당시 정 부회장은 “이 사업(복합쇼핑몰)의 목적은 고객을 집밖으로 나오게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구장도 쇼핑몰처럼 일단 집객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 하에서다.

이에 따라 스타필드 고양은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등 비(非) 쇼핑 매장을 전체 면적의 약 30%까지 확대했다. 이전 하남점보다 20% 늘어난 규모다. 또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아쿠와필드와 스포츠몬스터를 업그레이드하고 신규 콘텐츠를 확충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쇼핑 공간 비중을 줄이고, 즐길 거리 공간을 확대하는 이유는 더 오랜 시간 고객들을 머무를 수 있게 하는 게 복합 쇼핑몰의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 부회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오픈 이후 지난 8월까지 연 방문객수가 2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수도권 핵심 상권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몰의 오픈 첫 해 방문객수(2800만명)과 맞먹는 수치다.

스타필드 고양은 올해 추석 연휴 기간 공항 내비게이션 검색 수를 제쳤다. 카카오에 따르면 추석 연휴(9월 30~10월 8일)기간 카카오내비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목적지는 ‘스타필드 고양’이었다. 김포국제공항은 2위를, 인천국제공항은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고객들의 평균 체류시간은 기존 유통시설 대비 2배 이상은 5.5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는 향후 경기도 안성과 인천 청라지역에도 스타필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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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문화의 공간으로 ‘이마트24’


정 부회장은 1인 가구 증가라는 소비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편의점 사업에도 승부수를 띄웠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편의점 채널의 매출 성장률은 11.4%로 전체 오프라인 채널 중 유일하게 고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기존 편의점 브랜드를 ‘위드미’를 ‘이마트24’로 변경하면서 리브랜딩에 도전했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05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0.9% 급증했다. 점포수 기준 업계 순위도 미니스톱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서는 성장을 보였다.

아울러 정 부회장의 ‘시간’ 전략은 신세계의 신 성장동력으로 지목된 ‘이마트24’에도 도입됐다.

우선 매장 구성부터 갈아엎었다. 기존 편의점들은 담배(약 40%)와 주류(약 10%)가 절대적인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정 부회장은 담배·맥주 가게로 굳혀버린 편의점 이미지부터 바꾸기로 했다. 고객 전환율이 높은 기존 편의점 방식에서 고객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24는 편의점 내에 음악이 흐르는 ‘예술의 전당점’을 시작으로 매장에서 직접 밥을 지어주는 서비스 제공하는 ‘스타필드 코엑스1호점’, 매장 내 식당을 입점시킨 ‘스타필드 코엑스2호점’, 북 카페 콘셉트의 ‘스타필드 코엑스 3호점’, 풍경이 있는 편의점 ‘충무로2가점’, 한국 전통미를 살린 ‘삼청로점’을 차례로 오픈 했다.

상권 및 입지 특성에 맞춰 색다른 콘셉트를 결합해 차별화 매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대표적으로 충무로2가점은 인근 직장인들과 외국 관광객의 유입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매장 2층에 즉석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밖에 파우더룸과 남산타워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공간도 따로 꾸몄다. 무료 와이파이와 핸드폰 충전 등의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 결과 충무로2가점의 월 평균 매출은 전체 직영점 평균보다 22% 높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 9월에 오픈 한 삼청로점은 지난 10월 매출이 전월대비 23% 신장했고, 학생들을 위해 스터디 공간을 마련한 광주동림점은 매월 2~3%의 신장률을 보이며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각 점포의 상권에 맞는 특색 있는 공간 및 제품 구성이 고객들의 매장 유입으로 이어지는 데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도 색다른 콘셉트를 결합한 차별화 매장을 지속적으로 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이마트24 광주동림점. 이마트24 제공

편의점 이마트24 광주동림점. 이마트24 제공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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