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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vs 김승연, M&A ‘끝판왕’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6-26 01:52 최종수정 : 2017-06-26 02:09

최, 인수·합병 주력사 키워
김, 통 큰 승부로 위기 돌파

최태원 vs 김승연, M&A ‘끝판왕’
[한국금융신문 김승한 기자] “대부처럼 제안하고 제갈량처럼 설득하라”

M&A시장 성공 요결이다. 대부 같은 담대함과 제갈량의 심오막측(深奧莫測) 전략전술이 수반돼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 재계에도 이 말 못지않은 인수합병 귀재가 있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이다.

두 그룹의 성장사는 M&A의 성공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두 총수 모두 스무 차례 넘는 M&A 사례를 남겼다. 심지어 파산에 내몰린 기업을 그룹 핵심 성장엔진으로 탈바꿈시킨 솜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20년 뚝심으로 결실을 맺은 최 회장의 글로벌 제약사 생산 공장 인수, 누적 적자 4000억원이던 큐셀을 인수해 글로벌 태양광산업으로 성장시킨 김 회장의 성과는 하나 하나가 값진 케이스다. 시류를 읽는 안목과 미래지향적 결단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단순 M&A에서 그치는 것만 아니다. 두 회장은 M&A로 인한 잡음도 거의 없을 정도로 인수 후 조직간 문화 통합도 원만하게 이뤄냈다. 부실한 기업을 정상화하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증명한 것이다. 선대에 이은 2대 회장으로 월척 매물을 잇달아 낚아채며 ‘M&A의 귀재’ 혹은 ‘M&A의 승부사’로도 정평이 나있다. 신중하면서도 공격적 전략으로 그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최 회장이 도시바 인수에 잭팟을 터뜨리며 승부사로서의 기질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이에 김 회장의 능력까지 재조명되며 두 회장의 남다른 M&A 역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최태원 회장 ‘상생 정신’ 통했다

최근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의 가시적 성과는 최 회장의 ‘상생’전략이 주효했다.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수전에 최 회장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4월 그룹 최대 현안 도시바 인수전을 택한 최 회장은 윈윈하는 방안을 찾겠다며 베인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의 회생 길을 재차 강조했다.

초반만 해도 최 회장의 도시바 인수 가능성엔 회의적 전망이 지배했다. 본선에 오르자 달라졌다. 일본 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이 참여한 KKR컨소시엄이 수익 문제로 내홍을 겪은데다 기술 유출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는 경계감이 커지면서 SK·베인 컨소시엄이 급부상했다.

‘상생’을 강조해온 SK·베인 컨소시엄이 낙점을 받는 자연스러운 귀결이 이뤄졌다.

◇ SK하이닉스·굴지의 제약공장 치적

지금 돌아보면 앞서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것이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 예고편이었다.

2011년 하이닉스를 인수한 덕에 그룹 핵심사업 영역을 크게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내수기업 한계를 벗고 글로벌 시장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까지 꿰찻다. 재계에서는 신중하지만 결단을 내리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최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이 하이닉스 인수에 고스란히 배어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인수 이후 SK하이닉스가 좋은 실적을 꾸준히 내면서 최 회장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이어 최 회장은 2015년 11월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삼불화질소(NF3)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 되었다.

올해 1월 최 회장은 반도체 소재 사업에서 연이은 사업 확장을 추진하기 위해 LG실트론 인수도 결정했다.

최 회장 20년 뚝심이 빛을 발한 사례도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공장 인수로 의약품 큰 시장인 유럽 공략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BMS 인수로 SK는 세계 CMO(위탁생산회사) 시장을 양분하는 유럽 지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게 됐다. BMS가 보유한 글로벌 판매망과 생산노하우가 SK바이오텍의 기술력과 만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 김승연 회장, M&A로 위기 뒤집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하며 삼성 4개 계열사를 사들인 대형 M&A 뒤에는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대규모 M&A로 성장을 꽤하는 김 회장의 독특한 경영방식이다.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 방산 및 유화 부문 4개사를 인수한 것은 최대규모의 자율 빅딜 사례로 꼽힌다.

당시 한화그룹은 자산규모 37조원에 재계 순위 10위로 방산, 레저, 석유화학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을 선도하는 이렇다 할 계열사가 없었던 한화그룹은 시장수요 포화, 정부 규제, 글로벌 경기불황 등을 겪으며 위기극복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김 회장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합 등 삼성의 4개의 계열사를 인수하며 한화그룹을 자산규모 50조원의 재계 9위로 순위를 올렸다.

◇ 흐름을 읽는 식견…김회장의 결단

김 회장이 M&A를 통해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한 것은 1981년 선대회장이 세상을 떠나 29세의 젊은 나이에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한 때부터다.

1981년 제2차 오일쇼크로 인해 글로벌 석유화학 경기가 크게 위축되자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의 매각을 검토했다. 당시 세계적인 경기불황이었음에도 향후 김 회장은 석유화학 시장의 발전을 확신하며 인수를 단행했다.

인수는 성공적이었다. 1980년 7300억 규모이던 한화그룹 매출이 1984년 2조 1500억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이후 이 회사는 한화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지금까지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어 김 회장은 1986년 당시 중화학 분야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B2C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검토하던 중 ㈜한양의 부도로 M&A 시장에 나온 매출 1천억, 자본금 4억원 규모의 적자 기업인 한양유통을 인수했다. 이것이 현재 연 매출 1조원에 달하는 한화갤러리아의 탄생이었다.

◇ 파산 기업 인수해 세계 1위 우뚝

김 회장의 ‘승부사’ 기질은 태양광 산업까지 이어졌다. 2012년 4월 파산한 큐셀을 인수했을 당시 누적 영업적자는 4600억, 공장 가동율은 20~30%에 달했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인수하면서 2013년 기준 약 500억 이상의 영업이익과 가동율 100%를 달성하며 2년만에 영업이익은 물론 세전이익까지 흑자 예상되는 등 성공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이는 적극적 투자 및 경쟁력 강화 노력에 따른 결실이었다.

현재 한화큐셀은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전무가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무대를 상대로 한화큐셀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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