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사진=신한은행
이미지 확대보기◇다음 먹거리 전략은 디지털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리디파인(Redefine·재정의) 신한'을 주장해왔다. 위 행장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에 대한 파괴적 혁신을 통해 업을 새롭게 재정의하자"고 말했다. 은행업의 기본부터 되돌아보자는 뜻인데 최근 신한은행의 새로운 슬로건 '비 더 넥스트(Be the NEXT)'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 측은 새로운 슬로건의 뜻을 핀테크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금융업의 경계가 해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Now)의 은행에 머물지 말고, 끊임없이 다시 혁신함으로써 새로움(New) 그 너머(NEXT)로 나아가자는 비전과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위 행장은 새로운 비전을 위한 핵심역량으로 디지털을 주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은행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초격차 리딩뱅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디지털 DNA를 조직을 심는 일은 조직개편과 인재 영입 등 다방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위 행장은 최근 디지털 관련 업무 본부·부서를 하나의 실무 조직인 디지털솔루션그룹으로 통합했다.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하반기 조직개편, 인사이동 등에 맞춰 디지털 관련 업무 본부·부서를 한 곳에 모은 '디지털솔루션그룹(가칭)'을 다음달 출범시킨다. 기존의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도 통합했다.
여기에 신한카드 사장 시절부터 관심을 보인 빅데이터 영역도 신한은행과 접목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으로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영입한 점을 들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5월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하고 '시각화 분석 시스템(VA)'을 도입해 은행 내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영업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전문가 김철기 본부장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등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15년 이상 근무했고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로 재직했다.
◇재정비 후 본격 경쟁 나선다
위성호 행장은 조직 재정비 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위 행장 취임 이후 신한은행은 업무의 주요 수단인 ‘서류(종이)’를 없앴다.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하기 위한 위 행장의 철학이 상징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모든 문서를 전자문서 서식으로 바꾸고, 영업점에서도 디지털창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앞으로 신한은행 구성원들도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4월 사내 워크숍에서 위 행장은 ‘디지털에 대한 선입견’을 경계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위 행장은 “일반적으로 디지털에 대한 친근함으로 인해 2030 세대가 가장 많은 디지털금융 고객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가입자를 분석해보면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르게 3040세대의 디지털금융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디지털을 통한 금융거래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위 행장의 앞길은 순탄하지 않다. KB국민은행과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리딩뱅크 위치를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고 지난 1분기 실적 기준으로는 3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위 행장이 100일 간 쉼 없이 경영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