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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윤종규 리딩금융 불꽃 경쟁 점화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4-03 01:06 최종수정 : 2017-10-15 17:17

국내 1등금융 두고 “수성vs탈환”비은행 부문 강화에 승부 갈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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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윤종규 리딩금융 불꽃 경쟁 점화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의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금융권 수장은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국내 금융그룹 1등 타이틀에 대한 각자의 시선을 보여줬다. 조 회장은 국내 1등을 굳히고 아시아 선도 그룹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으며 윤 회장은 1등 금융그룹 위상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사내외에 던졌다.

리딩금융그룹 자리 수성을 유지하고 더 높이 올라가려는 신한과 1등 탈환을 목표로 삼은 KB는 필연적으로 맞붙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 금융권의 1과 2가 만나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두 금융그룹은 올해 그룹 수장의 각오가 남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조용병 회장은 은행장 임기를 마무리 하고 올해 회장으로 선임되며 새롭게 ‘신한 1기’를 시작한다. 조 회장은 취임의 기쁨을 뒤로 하고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KB와의 격차가 줄어드는 걸 신경쓰고 있다. 회장 내정자 시절에도 2017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전국 지점장들에게 KB와의 역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주요 계열사를 직접 방문, 업무 보고까지 받았다.

그 결과 조 회장은 1기 임기가 마무리되는 2020년까지 중장기 사업 계획과 목표 실적을 담은 ‘2020 프로젝트’를 제출하도록 각 계열사에 지시했다. 조 회장은 주총 자리에서 KB에 대해 ‘좋은 경쟁자’라 표현한 바 있다.

윤종규 회장은 취임 2년을 맞아 경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 이어 지난 24일 열린 주총에서 “올해도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 위상 회복을 위해 전진하도록 하겠다”며 리딩뱅크 탈환을 주요 목표로 뒀다. 실적은 윤 회장 취임이후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점이 1등 탈환을 꿈꾸는 배경이다. 특히 인수합병을 성공해 비은행 부문 강화와 동시에 그룹 외형을 키워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신한지주가 KB지주를 수익성에서 앞선 것은 2008년이고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보다 수익을 더 낸 것은 2010년부터다. 윤 회장은 1등과 2등의 위치를 바꿔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 줄어드는 격차 심화되는 경쟁

두 금융그룹 간 실적 차이는 신한이 KB보다 우위에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지난해 수익은 신한금융지주가 2조 7748억원, KB금융지주가 2조 1437억원을 기록했다. 두 그룹 모두 순익 2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 수익 격차는 6311억원다. 그러나 이 실적은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2800여명의 대규모 인력감축을 하며 5000억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한 것까지 반영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9643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희망퇴직금을 제외하면 1조 461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순익 차이는 지난 2014년 7845억에서 2015년 6689억으로 줄었고, 지난해엔 6311억 원을 기록했는데 희망 퇴직금을 미반영하면 신한지주와 KB지주의 작년 수익 차이는 1300억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KB금융은 지난 2012년 순익이 2조 원 밑으로 크게 떨어진 후 5년 만에 다시 순익 2조 원을 달성한 것이다.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은행 8072억 원, 증권 375억 원 등 총 8447억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염가매수차익으로 상쇄됐다. 4분기에 인식한 염가매수차익은 총 6979억 원으로 현대증권 주식교환 관련 6228억 원, KB손해보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관련 751억 원이 발생했다. 염가매수차익은 주식 가격이 장부가액보다 저렴해 매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회계상의 수익을 가리킨다. KB금융은 지난해 현대증권 지분 인수로 대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을 거뒀다. KB금융은 KB손보 지분 39.8%, KB캐피탈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는데 추가 지분을 더 확보할 수도 있다.

KB는 올해 일회성 요인을 반영하면 신한과의 역전이 가시권이다.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와 SK그룹 주식 8280억원어치 중 일부에 대해 매각 타이밍을 보고 있다. 신한은행도 포스코·SK네트웍스 주식(2100억원 상당) 규모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다.

◇ 두 수장의 공통점과 차이점

조용병 회장과 윤종규 회장은 과거 유산을 마무리 짓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조 회장은 ‘신한사태’의 최종 마무리를 본인 손으로 하게 되었다.

‘신한사태’는 은행이 지주 사장을 직접 고소하는 초유의 사태를 부른 신한사태는 파벌 싸움으로 시작되었다. 경영진들에 의해 발생된 이 사건은 결국 신한금융그룹 도덕성에 상처만 남긴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 사건이 법정공방 끝에 6년 7개월만에 결론이 났는데, 마지막 남은 과제로 신상훈 전 지주 사장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동안 실적 좋은 신한금융그룹의 유일한 아킬레스 건으로 지목받은 신한사태 마무리를 잡음 없이 마무리한다면 리더십을 조명 받는 동시에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어 조 회장 입장에서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윤종규 회장은 현재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국내 주요 지주 중에선 이례적인 상황인데 이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다툼을 벌인 ‘KB 사태’의 여파 때문이다. 2014년 당시 임영록 전 KB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경영에 관한 의견차이로 인해 지속적으로 충돌해왔고 그 결과 동반사퇴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조직은 혼란에 빠졌는데 그 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 현 윤종규 회장이다. 윤 회장은 빠르게 조직을 수습하고 경영에 집중했는데 그 성과가 작년부터 구체화되었다는 평이다.

이 같은 공통점과는 별개로 두 회장은 경영 스타일부터 출신까지 차이점이 많다. 조용병 회장은 행원 출신으로 평생을 ‘신한맨’으로 살아왔다. 조직 내 지지가 높은 가운데 별명도 ‘엉클 조’일 정도로 소탈하다는 평이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기획부장과 뉴욕 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등을 거쳤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신한은행장을 역임한 뒤 신한금융 회장에 올랐다. “용병처럼 일한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

윤종규 회장은 KB에서 두 번 퇴사 후 세 번 입사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광주상고 졸업 후 외환은행 다니며 대학을 마치고 공인회계사 시험과 행정고시(25회)에도 합격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20년 일하며 부대표까지 지낸 뒤 고(故)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전격적으로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발탁됐다. 김 행장이 2004년 금융 당국과 불화 끝에 물러날 때 윤 회장도 KB를 떠났다. 그가 두 번째 KB에 들어온 건 2010년 어윤대 회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을 때다. 임영록 회장이 취임할 때 윤 회장은 다시 KB를 떠났다. 세 번째 KB 입사가 2014년 11월 바로 현 회장자리다.

윤 회장의 별명은 ‘똑부’다. ‘똑똑하면서 부지런하다’와 ‘똑부러지게 일한다’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외 차이점은 나이는 윤 회장(1955년생)이 조 회장(1957년생)보다 두 살 위고, 조 회장은 고려대, 윤 회장은 성균관대를 각각 졸업했다.

◇ 신한 ‘글로벌’, KB ‘M&A’가 키워드

조용병 회장은 지난 27일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기회는 국내보다 해외에 많을 것”이라며 글로벌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 날 조 회장은 “국내 1위 금융그룹의 위상을 넘어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을 중기 지향점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며 그룹의 최종 목표가 ‘월드 클래스 파이낸셜 그룹’이라 말했다.

신한의 글로벌 진출은 국내 금융사 중에서 돋보인다.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현재 20개국에 150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시중 은행 중 글로벌 진출에 가장 소극적인 편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중 순익 1위를 차지했을 정도인데 조 회장은 베트남 성공사례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모바일뱅크, 자동차대출상품 등 현지밀착형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을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조 회장이 글로벌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는 이유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1위인 업권이 많기 때문에 국내에서 확장할 여지가 적은 이유도 있다. 그렇기에 조 회장은 ‘업권 1위’를 지키고 있는 은행·카드 등을 강화해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나머지 그룹사는 경쟁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시장 1위 사업자로 육성할 방침이다.

윤종규 회장이 경영을 맡은 후 KB금융지주가 단기간 실적이 상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형 M&A(인수합병)을 연달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은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업계 4위로 올라섰고 KB증권은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업계 3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가 생명보험업을 인수합병 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KB주주총회에서 눈길을 모은 요소는 스튜어트 솔로몬 전 매트라이프 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한 점이다. 솔로몬 전 회장은 보험 전문가인 동시에 한국 생활을 오래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차후 KB금융지주 계열사 중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생보사 추가 인수 가능성까지 감안했다는 평가다.

KB생명보험의 총자산은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8조 8846억원으로 국내 생보사 25개 중 17위다. 1위인 삼성생명(242조원)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KB금융지주의 규모에 걸맞지 않는 규모이다. 앞으로 국제회계기준보험부채(IFRS17)가 새로 도입되면 평가를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게 되어 자본확충이 어려운 보험사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져 KB금융지주가 생보사 인수합병을 한다는 예측은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는 것이다.

◇ 국내부터 해외까지 곳곳에서 맞수

국내에서 시작된 경쟁은 최근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을 반영하듯 글로벌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최근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만나 KB국민은행 하노이 사무소의 지점 전환 등을 부탁했고 라오스에서는 KB캐피탈·KB국민카드가 공동으로 현지에 설립하는 합작 리스회사 KB코라오리싱을 출범시켰다.

신한은행이 외국계 은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에 진출해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연간 400억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1992년부터 베트남에 진출해 공을 들이고 있는만큼 국민은행은 초반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금융권의 화두가 ‘글로벌’과 ‘디지털’인 만큼 디지털에서도 경쟁은 시작되었다. 조 회장은 ‘디지털 신한’이라는 키워드를 그룹 전체에 심어야 한다고 나섰으며 윤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을 다녀왔다. 세계 금융 중심지인 뉴욕에서 선진 금융을 보고 실리콘밸리 방문을 통해 금융과 디지털의 협업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공부하고 온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이 금융의 글로벌 진출과 첨단 기술 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조 회장은 KB금융에 대해 “KB가 리테일 분야가 강하다”며 상대의 장점을 치켜세움과 동시에 “1분기 결과를 보면 올해 영업의 체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영업 쪽에는 신한이 세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4월은 각 회사의 1분기 실적 보고서가 나오는 달이다. 회장끼리 맞대결 첫 성적을 곧 비교해 볼 수 있게 된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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