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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한미약품 ‘형제 경영’ 시대로

김은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3-29 16:41

녹십자 허용준 부사장 경영 전면 등장
한미 임종윤 - 임종훈 형제 경영 시작

(좌측부터) 허은철 녹십자 사장, 허용준 녹십자 홀딩스 부사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

(좌측부터) 허은철 녹십자 사장, 허용준 녹십자 홀딩스 부사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이달 정기 주총을 기점으로 제약업계 ‘형제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녹십자와 한미약품이 젊은 오너 2·3세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하며 업계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앞서 임원 인사에서 존재감을 부각한 오너 2·3들이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책임경영 의지를 확고히 하고 나선 것이다.

녹십자의 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는 지난 24일 이사회와 주총을 열고 허용준(42)부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허 부사장은 고(故) 허영섭 회장의 3남이자 현 허일섭 녹십자 회장의 조카이다. 또 고 허영섭 회장의 2남이자 녹십자홀딩스의 사업회사인 녹십자 허은철 사장의 두 살 아래 동생이기도 하다.

허은철 사장의 형이자 허영섭 회장의 장남인 허성수 전 부사장은 2005년 녹십자 경영에 참여했으나 고 허영섭 회장과 경영철학에 이견을 보이면서 2007년 돌연 물러났다.

이로써 허성수 전 부사장을 제외한 고 허영섭 회장의 모든 아들들의 형제 경영 체제가 확고해졌다.

허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되며 녹십자홀딩스는 기존 허일섭 회장 체제에서 허용준-허일섭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으며, 허 부사장은 허일섭 회장과 함께 그룹 살림을 총괄할 예정이다. 허은철 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녹십자 대표로 선임됐고 지난해부터 단독대표를 맡고 있다.

1974년생인 허 부사장은 연세대 이과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스대학에서 MBA과정을 수료, 2003년 녹십자홀딩스에 입사했다. 그는 경영기획실, 영업기획실을 거친 뒤 2008년 녹십자홀딩스 상무, 2010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재계에서는 “허 부사장의 녹십자홀딩스의 대표 선임으로 허은철-용준 형제의 경영 체제가 확고해짐에 따라, 허일섭 회장은 이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일섭 회장의 아들인 허진성 부장도 2014년 녹십자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하지만 허은철-용준 형제의 부친인 고 허영섭 전 회장이 지금 녹십자의 기반을 일구었던 데다 최대주주였던 만큼, 허일섭 회장이 형의 아들들에게 자리를 먼저 양보할 것이라는 재계의 관측이 크다. 또 허진성 부장의 나이가 34살로 아직 어린 것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 허영섭 전 회장은 지난 2009년 11월 타계했다. 고 허채경 창업주의 5남이자 고 허영섭 전 회장(2남)의 동생인 현 허일섭 회장(당시 부회장)은 그해 12월부터 회장직을 수행하며 형의 후임을 맡아왔다.

녹십자홀딩스 지분은 허은철-용준 형제의 숙부인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이 가장 많은 11.62%를 보유하고 있다. 허은철 사장와 허용준 부사장의 지분은 각각 2.55%와 2.63%이다.

한미약품도 지난 10일 정기 주총을 열고 형제경영 체제를 본격화 했다. 지난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가 구축된데 이어 임종훈 전무가 한미약품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약품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다.

미국 벤틀리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07년 한미약품에 입사한 임 전무는 회사의 경영정보 업무를 맡아왔다

임 전무가 등기이사에 오른 것은 입사 10년 만이다. 그는 친형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 이은 두 번째 한미약품 오너 2세 등기임원이 됐다.

재계에서는 형제경영 체계가 회사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형제 경영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데다 소통이 원활한 만큼 업무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형제 경영이 경영권 승계를 둔 ‘형제의 난’ 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제약업계에서는 과거 대웅제약의 경영권 분쟁 사례가 있었고, 더 나아가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롯데그룹 신동주-동빈 형제의 난처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 또한 배제될 수 없다”고 전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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