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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CEO 경영성과 평가] 정문국 사장, 추락 ING생명에 날개 달아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7-01-31 00:31

저해지·환급형 국내 최초 선봬
차별화통한 혁신 실적견인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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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CEO 경영성과 평가] 정문국 사장, 추락 ING생명에 날개 달아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정문국닫기정문국기사 모아보기 ING생명 사장은 지난 2014년 2월 대표이사로 취임 이후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NG생명의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오랜 기간 외국계 보험사의 수장을 맡아 온 정 사장을 ING생명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판단했고, 그 선택이 옳았다는 것이 지난 3년 간 증명됐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2008년 ING생명의 시장점유율(M/S)은 6.3%를 기록했다. 삼성·한화·교보생명을 이은 생보업계 4위, 외국계 생보사 중에서는 1위를 달리는 성적이다.

그러나 2009년 금융위기가 도래하면서 ING생명의 아성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미래에셋생명과 신한생명에 역전당한 후 2013년 말 시장점유율 3.84%로 업계 8위까지 추락했다. 2012년 매각 작업이 시작된 후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장기화되면서 영업조직이 이탈한 탓이 컸다. 2013년 말 ING생명의 대주주가 된 MBK파트너스는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ING생명을 위한 ‘구원투수’로 정 사장을 영입했다.

◇ 내실 잡고 외형 키운 3년

정문국 사장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경영원칙을 바탕으로 고객중심경영, 혁신경영, 미래경영을 중점으로 뒀다. 특히 생보업계의 ‘숙원’으로 남아있는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와 관련해 ING생명은 지난 6월 보험금 청구 소멸시효와는 무관하게 미지급 자살보험금 837억원을 모두 지급했다. 이 같은 결정은 그의 ‘눈앞의 손익보다 고객신뢰의 책임에서 회사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해졌다.

내실 강화에 성공한 요인으로는 ING생명의 대표작 ‘저해지 종신보험’이 큰 역할을 했다. 2015년 7월 ING생명은 국내 최초로 저해지·환급형 구조를 가진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특히 그가 약 1년의 준비 기간 동안 이 상품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직접 이끌었다고 전해져 ‘정 사장의 승부수’라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출시 후 이 상품은 생명보험협회 신상품 심의위원회에서 3개월간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으며, 금융감독원에서 2015년 우수 금융신상품 ‘최우수상’, 금융소비자연맹에서 2016년 금융상품서비스 소비자품질인증을 획득했다. 이후 업계에서 유사 상품을 내놓고 있어 보험업계에 ING생명이 ‘저해지·환급형’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해지·환급형 상품은 보험료 납입기간 내에 해지환급금이 적은 대신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어 보험료 부담을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 사장은 상품 출시와 더불어 경기 불황 장기화로 소비여력감소가 이어진 상황에서 합리적인 보험료로 노후·건강 보장을 준비하려는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원시안은 주효했다. ING생명의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상품은 1년 만에 6만 2000여건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ING생명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7월 출시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역시 판매율 견인의 공신이라는 평가다. ING생명은 업계 최초로 고객의 투자선택권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변액보험상품에 인공지능을 적용했다. 이 펀드는 ING생명의 자산배분펀드 6개 중 가장 늦게 출시됐음에도 지난해 신계약보험료 기준 62%의 비중을 차지하는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강조한 ‘차별화를 통한 혁신’은 영업과 고객관리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4월 ‘고객관리 기반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영업활동관리 모델(iTOM, 아이탐)’을 내놓으며 고객 관리에 나섰다. 특허까지 출원한 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면서 ING생명은 자사 모든 고객들에게 적어도 1년에 한번 이상 FC(보험설계사)가 방문해 ING생명의 재정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 FC에 대한 성과 평가도 결과 중심에서 영업 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코칭으로 전환해 자사 FC의 자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평가다.

보험영업이 활기를 띠면서 경영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2013년 1900여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15년 3000여억원으로 62%가량 훌쩍 뛰어올랐다. 2013년 생보업계 평균 당기순이익은 837억2800만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도 1조 9799억원에서 3조 5802억원으로 81%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3조 278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급여력비율(RBC)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2013년 291%에서 2014년 389%로 훌쩍 뛰어오른 뒤 2015년 325%, 2016년 상반기 346% 등 300%를 웃돌았다. 이는 보험업법상 규제 한도인 100%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며 생보사 평균(2013년 286%, 2014년 310%, 2015년 278.3%)을 초과한 수준이다.

◇ 매각 불발, IPO 새 길 찾나

연임에 성공한 정문국 사장에게 주어진 ‘새 과제’는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다.

지난해 5월부터 작업을 진행하던 ING생명 매각은 적절한 인수후보를 찾지 못하고 결국 불발됐다. 당초 중국계 태평생명, 푸싱그룹과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 등과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 방식으로 매각 협상을 벌여왔으나 사드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며 결국 불발된 것.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는 30억 달러(약 3조 5000억원)로 시장 예상가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이 가격을 맞춰줄 수 있는 인수자는 중국 투자자들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불발되자 ING생명은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에 맞춰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내들고 나섰다. 몇 달간 중국 자본과의 줄다리기 끝에 매각과 상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으로 매각 불발에 대비한 ‘출구 전략’을 마련한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정 사장은 이와 관련해 “내재가치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고 회사 도약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상장 준비에 돌입하면서 주식 액면분할을 결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액면분할은 그대로 상장하기엔 유통되는 주식 수가 현저히 적거나 단가가 비싸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이 주로 취하는 전략이다. 보험업계는 MBK 파트너스가 그만큼 이번 상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NG생명은 지난해 말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 계획을 통보하며 IPO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이번 달 미래에셋대우와 골드만삭스를 공동 주관사로 추가 선정하면서 원활한 투자자 모집과 청약 마케팅을 위해 주관사단 보강에 나섰다.

현재 정 사장호(號) ING생명은 올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패스트트랙(상장 심사 간소화)을 신청했으며 이번 거래를 통해 기존 주주 보유 지분(구주매출)의 절반만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도 지난해 3분기 기준 346%로 우수한 수준이기 때문에 신주를 발행할 만큼 대규모 자금 확보는 불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모 규모를 비교대상 기업과 추산해봤을 때 약 1조 500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정문국 사장이 3년간 ‘잘 다져 놓은’ ING생명이지만 IPO에 있어서는 업계의 예상이 우려에 가까운 상황이다. 기존 상장한 생명보험사들의 주가 흐름이 부진해 눈높이를 낮추지 않으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

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생보사 중 동양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IPO를 마쳤지만 주가가 공모가 대비 현저히 떨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의 주가도 공모가 수준에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 업종 자체의 매력이 낮아 공모 과정에서 저평가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IB업계의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 IPO에서 ‘넘어야 할 산’으로 ‘밸류에이션’을 지목하면서 “청약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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