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CEO 경영성과 평가] 안민수 사장, 외유내강형 리더십 통했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70123001224171475fnimage_01.jpg&nmt=18)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원래 오는 27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안정적인 실적을 낸 만큼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지만 삼성 그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수장 교체도 이뤄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안 사장은 삼성생명 자산포트폴리오 운용팀 상무로 재직 당시 오전 7시에 출근해 국내 주요 일간지와 외신 40여 편을 읽는 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을 만큼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서 모두 20년 이상 근무한 금융사업 전문가로 특히 자산운용에 능하다고 전해졌다.
안 사장은 취임 2년간 ‘조용하게’ 삼성화재를 운영해왔다. 취임과 함께 안 사장이 내세운 삼성화재의 목표는 ‘글로벌 초일류 보험사로의 도약’이었다. 세부 추진 전략으로 그는 △사업별 손익경영 체계 구축, △건강보험 중심 보장성 보험과 재물보험 강화, △인터넷 완결형 자동차보험의 차별화, △해외사업 견실화 등을 내놨다.
◇ 수익성 강조하며 견실경영 힘써
특히 ‘견실경영’으로 대변되는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목표로 한 변혁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 초기부터 ‘수익성’을 강조해온 안 사장은 외형확대를 노리고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경쟁사들과 달리 시장점유율이 소폭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손해율 개선과 그로 인한 수익성 확대에 집중했다.
특히 적자에 시달리던 자동차보험은 우량고객 확보 중심으로 차별화, 상품 전환화를 꾀하며 손해율을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또한 정체돼있는 장기보험시장에서 보험다모아 도입에 힘입어 인터넷 전용 상품 활성화 및 상품 자유화를 이끌어 내 시장 경쟁력을 대폭 확대했다. 삼성화재는 2015년까지 ‘삼성화재 애니카’로 개인용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왔는데 ‘보험다모아’ 등 온라인보험이 활성화되면서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 특히 온라인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도 사고를 일으키지 않은 ‘우량고객’들에게 저렴한 보험료 할인특약을 제공해 손해율 감소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이렉트보험 고객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강화하고 OK캐시백 포인트로 보험료를 받는 등 그 당시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획기적인 서비스를 가장 먼저 내놔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 결과 삼성화재는 보험업계가 경영지표 악화로 몸살을 앓던 것과 반대로 개선된 수치를 기록했다. 2013년 국내 손보사들의 평균 경과손해율은 84.97%이었으나 2014년 상반기 85.8%로 악화됐다. 그 가운데 삼성화재의 경과손해율은 동기간 85.45%에서 83.97%로 개선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손보업계 평균 0.27%포인트 개선됐으나, 삼성화재는 동기간 3.92%로 0.64%포인트 올라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대변하는 지급여력비율(RBC) 역시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IFRS17 도입을 대비하면서 당장 수천억 원의 자본확충으로도 RBC 200%를 밑도는 타 손보사들과 달리 삼성화재는 2015년 3분기 기준 402.3%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380.2%보다도 5% 가량 증가한 수치로, 업계에서는 그간 금융당국의 규제강화 등을 감안할 때 ‘이보다 좋을 순 없다’는 평가다. 실제로 동기간 경쟁사들의 RBC는 △현대해상 166.3%, △동부화재 232.9%, △KB손보 168.0% 등으로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 직원들과 ‘소통해 봄’
‘안민수 리더십‘의 또 하나의 특징은 ‘소통 경영’이다. 여타 보험회사 경영진과는 다르게 영업직을 거치지 않은 안 사장은 이를 의식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평가다. 특히 직원들과 함께 소풍을 가면서 들은 사업 아이디어나 건의 사항이 그의 실적 개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전해졌다.
안 사장은 매분기 ‘소통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임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안 사장은 소통간담회를 통해 1월에는 신임 부서장과 남산을 산책하며 신년 경영 철학을 공유했고 4월에는 직원들과 함께 한양 도성길과 종묘를 걸었다. 이날 소통간담회를 마친 안 사장은 “서로가 공감하고 호흡하고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서로의 공감대를 넓혀 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 또 이를 통해 회사가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뿐 아니라 안 사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삼성화재에서는 창의적이고 열린 기업문화 정책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소통 채널이 활용되고 있다. 고객 감동을 실천한 직원과 설계사의 사례를 소개하는 ‘칭찬택시’ 사내방송, 인사이트를 주는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소통하는 삼성화재’ 프로그램 등이 그것인데, 특히 안 사장은 지난해 6월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라는 책을 추천하며 “까지고 부러지고 찢어진 내 두발, 30년 동안 아물지 않은 그 상처가 나를 키웠다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씨에게서 성장과 성공에 필요한 기본자세를 배우게 된다”는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다.
이밖에 회사 곳곳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소통해봄’ 게시판은 삼성화재 임직원과 자회사, RC들에게 ‘소통 포털 서비스’로 통하고 있다. 경영진의 현장 경영, RC 간담회 등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는 ‘CEO 생생톡톡(生生Talk-Talk)’코너도 경영진과 임직원 간 쌍방향 소통 창구로 인기가 높다는 전언이다.
직원들과의 소통 뿐 아니라 고객들과의 소통 창구도 확대했다. ‘회사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전략을 세워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 안 사장은 2015년 ‘고객의 소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소비자보호 전담조직인 ‘소비자보호센터’를 전국 5개 권역(강남, 강북, 강서, 부산·대구, 충청·호남)으로 확대하고 영업·보상 등 실무경험이 풍부한 추가 인력을 배치해 고객 불만과 불편사항 개선에 나섰다. 또한 같은해 연말에는 소비자보호 환경 변화에 맞춰 CEO 직속으로 CCO(최고소비자보호책임자) 담당 임원을 임명하고 소비자정책팀을 신설해 고객들과의 소통이 용이하도록 도왔다.
이뿐 아니라 교수·변호사·의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고객권익보호위원회’를 신설해 고객중심 경영에 역행하는 사내의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을 발굴해 개선하고 있다. 위원회는 보험사와 고객과의 분쟁 사건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의 조정해 보험금 지급 절차에 대한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이에 힘입어 올해 초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로부터 국내 민간기업 중 최고 등급인 ‘AA-’를 받았다. 세계 최대 보험 전문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에이엠베스트(A.M Best)사 역시 삼성화재에 최고 등급인 ‘A++’를 2년 연속 부여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높은 지급여력비율과 즉각적인 보상 서비스, 고객의 높은 만족도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은 삼성화재에 있어서 견실경영의 기치 아래 지속해 온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 회사의 질적·양적 성장을 통해 그 결실을 맺기 시작한 해로 분석된다. 매출과 세전 이익이 최고 수준을 달성했고 주가도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으며 대외 CS평가도 지속 석권해 소비자 신뢰도도 제고됐다. 특히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적극적인 제도 및 관행 개선 노력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 지난해 연말 홀로 보험료 인하를 단행하며 꾸준한 보험료 상승 기조를 띠던 자동차보험 시장에 제동을 걸었다.
안 사장은 올해 신년사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저금리·저성장의 뉴노멀 환경 심화와 IFRS17 등 규제환경의 변화가 더해지면서 보험산업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를 차별화와 질적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지난 3년간의 견실경영 1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견실경영 2기, 새로운 도약’을 경영기조로 삼겠다고 밝혔다. 성공적으로 순항해 온 안민수號의 올해 향방이 주목된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