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은행 합병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올 3분기 실적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기대된다. 지난해 9월 통합은행 출범 후 올해 6월 전산통합까지 끝낸 후 처음 발표되는 실적이기 때문에 합병 시너지가 확대될 경우 다른 금융지주사들과의 경쟁에서 더 치고 나갈 동력을 얻을 수 있다.
◇ 최근 4년 내 최고익, 합병효과 든든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45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953억원)에 비해 76.6% 증가한 규모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1분기 이후 최대치로 최근 4년 내 최고 이익을 거뒀다. 3분기 누적으로는 1조 24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 9097억원을 넘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3.6%(2365억원) 늘어난 액수다.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물리적 통합이 원활하게 진행된 점이 이번 이익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강점이 겹치지 않아 차후 시너지 효과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합병 이후에도 외국환 시장에서도 업계 1위(7월말 기준 점유율 39.2%)를 고수하고 있다.
전체 금융권이 호실적을 거둔 면도 있지만 하나금융의 경우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 시너지 효과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3분기 판매와 일반관리비는 9545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2.6%(1377억원) 감소한 것이다. 또 올 들어 매 분기별로 1조원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대출 증대,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 저금리성 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 비용 감축 요인 등이 실적의 배경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KEB하나은행은 3분기 순이익 4619억원, 하나카드 593억원, 하나금융투자 579억원, 하나캐피탈 601억원, 하나생명 145억원, 하나저축은행 100억원 등을 기록했다. 계열사 중에선 하나카드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전업계 카드사 중에선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영업을 확대하고 지출을 관리하면서 지난해 대비 당기순익이 급증했다. 이런 실적을 지속적으로 거둔다면 카드업계 시장점유율 최하위도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593억 3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33.6%(240억1800만원) 늘었다. 올해 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대부분 카드사의 실적이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8개 전업계 카드사 중 4곳은 당기순익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었다.
◇ 최순실 게이트 연관성에 곤혹
실적 상승세가 확연해 앞으로 기대되는 하나금융지주이지만 예상치 못한 위협 요인이 생긴 것은 우려할 만 하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성이 부각되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하나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과의 연관성이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된 것은 이미지에 큰 타격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하나은행 압구정중앙점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와 공동 명의로 보유한 강원도 평창 10개 필지를 담보로 정유라씨에게 25만유로(3억2000만원)을 대출해줬다. 통상 외화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 설정되면 계좌로 돈을 송금받는 절차를 거치는 것과는 달리 최씨는 지급보증서를 발급받고 독일 현지에서 외화를 받은 것이다. 금감원 조사결과 대출 자체에 대해서는 적법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후 추가로 삼성그룹이 최순실 씨 측에 돈을 건넨 경로에서 하나은행의 역할이 다시 거론되었다. 이 돈이 삼성의 거래 은행인 우리은행 삼성타운 지점에서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으로 송금된 뒤 몇 개의 독일 현지 은행 계좌로 쪼개진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관련된 하나은행 직원이 내부적으로 특혜 승진이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같이 나왔다. 하나은행은 최순실 관련 대출 및 거래가 특혜성이 아니며 담보 등이 충분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다뤘다며 현재 거론되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독일에서 최순실 씨 모녀에 대한 수사를 착수하게 된 이유가 지난 5월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이 신고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알려져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실적과 별개로 정치권 관련 부정적 이미지가 하나금융의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