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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거 많고 심히 아픈 총수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2-12 00:10

모르는 거 많고 심히 아픈 총수들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지난 6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1차 청문회는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구본무닫기구본무기사 모아보기 LG그룹 회장,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닫기허창수기사 모아보기 GS그룹(전경련 회장 자격) 회장,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닫기조양호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 등 국내에 내노라하는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참으로 답답했다. 그들은 너무나 모르는 것들과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많았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일가에 자금을 송금하고 결정한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상에 있는 상태에서 실질적으로 글로벌 기업인 삼성을 이끌어가는 총수로서 ‘향후 어떻게 경영을 이끌어 갈까’라는 우려도 들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그도 마찬가지로 기억이 나지 않거나, 모른다는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또한 전경련 회장으로서 그간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인지는 했지만 잘 모른다는 태도가 이어졌다.

오히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에 대해서 정확하게 답변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돋보일 정도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향후 경영을 이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그룹의 총수들이 이토록 모르는 것이 많고 기억나지 않으며, 건강이 위독한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정말일까? 그들은 6일날 증언했던 대로 몰랐고, 몸이 아팠을까? 개인적인 대답은 ‘NO’다. 몸이 아파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대리 출석한 정몽구 회장을 사례로 보자.

시간을 4개월만 뒤로 돌리면 정 회장이 얼마나 철인인지 알 수 있다. 정 회장은 지난 8월 초 러시아·슬로바키아·체코 등 유럽 생산공장 3곳을 일주일간 방문했다. 80세가 넘는 노구를 이끌고 다녀왔다. 다녀온 뒤 그는 현대차그룹 임직원 600명을 소집, 방문 소감을 얘기하며 임직원들을 다그쳤다. “전 직원이 긴장감과 사명감을 갖고 각자 맡은 업무에 임해달라”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영을 일일이 챙긴 그다.

이재용 부회장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간 중요사항을 몰랐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 딱 10년 전이다. ‘에버랜드CB(전환사채)’ 편법 증여로 인해 검찰에 소환됐던 그다. 지금의 제일모직이 어떤 곳인가? 지난 2014년 에버랜드가 사명을 변경한 곳이다. 정확히 10년 만에 그는 또 다시 에버랜드와 관련된 편법 후계 작업을 국민연금과 공모했다는 의혹으로 청문회에 섰다.

재미있는 것은 해결책도 똑같다는 것이다. 10년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금의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을 해체했다.

이번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너무나도 똑같은 사건 개요(에버랜드-제일모직)와 해결책(전략기획실 해체-미래전략실 해체)이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몰랐다고 일관했다.

한마디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끝난 청문회였다. 국정농단 사태 중심에 있는 재벌 총수들은 과거 그들의 선대 회장 또는 아버지들의 답변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했다. 오죽하면 ‘경영에서 손을 떼라’라는 지적을 받을까.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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