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11월 17일부터 시행된 후강퉁에 이어 중국 자본시장은 해외 투자자들에 한층 더 개방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날부터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을 통해 중국 선전거래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선강통에 대한 예탁결제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선강퉁을 통해 매매할 수 있는 선전 종목은 총 881종목으로, 선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71%, 일평균 거래대금으로는 66%다. 시장별로는 선전 메인보드 267개, 중소판 411개, 창업판 203개 종목이 포함된다.
선전 시장을 업종별로 구분하면 IT(전체 시가총액의 21.2%)가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경기소비재(17.8%), 산업재(17.7%), 소재(13.8%) 업종 등이 상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규모면에서는 중소형주들이 고르게 분포해 있다. 다만 창업판 상장 기업에 한해서는 시행초기 전문 기관투자자에게만 투자가 허용된다.
선전증시는 한국의 코스닥시장과 마찬가지로 IT, 헬스케어, 전기차,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경기소비재 등 신성장 업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주로 국유기업으로 이뤄진 상해증시와는 달리 선전증시는 민영기업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 역시 선강퉁 관련 이벤트를 실시하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국내 16개 증권사들은 선강퉁 종목을 매매할 수 있는 거래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국내 범중화권 투자 대표 증권사로서 과거 후강퉁을 통해 구축한 매매 환경과 서비스 체계를 바탕으로 중화권 투자정보와 차별화된 매매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역시 최근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선강퉁 투자 콘퍼런스를 서울 등 5대 도시에서 개최했다. 삼성증권 차이나센터가 발간한 선전투자대표종목 30선, 대표기업 투자가이드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달 31일까지 중국 선강퉁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선강퉁 실시와 함께 ‘참 쉬운 선강퉁’ 이벤트를 내년 2월3일까지 실시해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중국 여행상품권, 샤오미 공기청정기 ‘미에어 프로’, 미밴드2 등 경품을 지급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선강퉁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강퉁 오픈 기념 이벤트’를 이날부터 내년 3월 10일까지 3개월간 진행한다. 선강퉁 Lotto 3/50 이벤트, 투투 이벤트, 예탁자산 이동 이벤트 등 거래방식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
SK증권은 이날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3개월간 오픈 기념 고객이벤트를 시행해 해외주식 첫 거래 고객에게 선전, 상해, 홍콩 상장회사 핸드북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해외주식거래를 신청한 최초 신규고객이 선강퉁 100만원이상 거래시 1만원권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연다. NH투자증권은 2개월간 NH 중국주식 실전투자대회를 개최하고, 선강퉁 오픈에 맞춰 중국과 홍콩 주식의 온라인 매매 최소 수수료를 폐지할 방침이다.
삼성증권 이현정 연구원은 “선전시장은 상해시장 대비 미래성장 프리미엄 부여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어 실적성장이 수반되는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압축해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거나 선전과 홍콩의 동시상장 종목 중 업종 대표기업이면서 저평가된 종목들은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 염지윤 연구원도 “조정을 받았지만 변동성이 아직 크고 선전증시가 현재 싼 가격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지수투자가 아닌 개별기업의 섹터전략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염 연구원은 “환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며 “최근 급격한 위안화 절하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성급하게 진입하기 보다는 중장기 전략으로 신중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강퉁이 앞으로 활성화될 요인 또한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아직 구체적인 시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는 선강퉁을 통해 선전 주식을 매매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차익에 부과하는 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확대될 중국 정부의 연기금 관련 증시 투자 정책 또한 호재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