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사모펀드(PEF) 인베스투스글로벌이 지난 19일 의사를 주관사인 EY한영에 포기의사를 전해 인수후보자는 LIG투자증권 혼자 남은 상태다.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는 "대만계 KGI증권을 전략적 투자자(SI)로 끌어오려 했지만 KGI증권이 결국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장점인 퇴직연금 역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물량이 많아 KGI측은 매각 후에는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LIG투자증권의 인수 의사도 강하지 않아 앞으로의 진행은 녹록치 않다. 이처럼 매각상황이 지지부진한 이유로는 현대중공업 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상태이긴 하지만 가격협상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현대중공업은 1조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했다.
하지만 업계는 5000~6000억원의 시장예상가에 현대중공업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팔 정도로 상황이 긴박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 선사에 LNG운반선을 인도하는 등 업황 개선을 이루고 있으며, 주가 역시 상승추세에 있다.
지난달 초 금융당국의 대형IB방안이 나올 때만해도 업계의 관측은 자기 자본 확충을 위해서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쉽지 않을까 예상했었다. 올해 증권업계는 대형사끼리의 인수합병은 이뤄지고 있으나, 중소형사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대형사가 자본금을 확충해 인수 하기엔 규모도 작고 시너지도 안난다고 본 것이다.
한국투자금융 김남구닫기김남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최근 채용설명회 자리에서 하이투자증권이 매력적인 매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한화투자증권 여승주닫기여승주기사 모아보기 사장 역시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하이투자증권은 적자를 이유로 리테일 활성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관련 TF 가동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구조조정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박정현 하이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하이투자증권은 좋은 실적을 내고 있었던 회사"라며 "작년에 점포 15개를 폐쇄하고 160명이 퇴직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중공업 계열사 자구책이 항간에는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주주가 자꾸 바뀌면 직원들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