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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금융지주 속도 내나

박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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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8-22 01:49

삼성생명, 계열금융사 지분 사모으기 나서
보험사 중심 지배구조…한화·동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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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금융지주 속도 내나
[한국금융신문 박경린 기자]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非)금융 계열사가 가진 금융 지분을 사 들여 금융과 산업 간 지배구조를 명확하게 하고 금융지주사 전환에 대비하고 있는 삼성이 첫 사례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재벌그룹 대다수가 금융과 산업 계열사 간 지분이 얽혀 있는 구조다. 동부화재와 한화생명이 각각 동부그룹과 한화그룹 내에서 금융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실질적 금융지주사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예다.

삼성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가진 삼성증권 지분 전량(8.02%)을 매입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날 삼성화재도 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켰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 지분보유 요건(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최대주주)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

이에 현재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각 15.93%, 10.94%가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생명이 이 중 일부를 매입하면 두 회사 보유지분이 30%를 넘겨, 금융지주사 요건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보험업법상 계열사 투자한도(총 자산 3% 이내) 규정에 가로 막혀 있는 데다 삼성화재를 매입하기 위해 1조 9000억원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현재 보험을 제외한 은행·증권사는 시장가격인 ‘공정가’로, 보험사는 ‘취득가’ 기준 총자산 3% 이내에서 계열사 지분에 투자할 수 있으며, 투자여력은 삼성증권 투자 전 7000억원 내외다.

◇ 금융지주사법 도입 대비 단순화 작업…증권 매각설도 일축

삼성그룹은 지난 2013년부터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중공업 등 비(非)금융 계열사가 가진 금융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며 금융·산업 계열사 간 지배구조를 명확하게 해왔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3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중공업 등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 지분 전량(6.38%)을 매입해 지분율을 71.86% 보유하고 있다. 이어 2014년에는 삼성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미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을 각각 14.98%, 11.14%씩 갖고 있어 최대주주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의 지분은 늘리지 않아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에서 제외된 것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삼성증권 매각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가지고 있던 삼성증권 지분(8.02%)을 매입해 보유 지분율을 19.16%로 늘리면서 그동안 논란이 돼 온 매각설도 종식시켰다.

지난 1월에는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 지분 전량(37.45%)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9337억원 늘면서 보험사 건전성지표를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도 373.5%로 29.3%포인트 올랐다.

이와 관련해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대 국회에 들어 고조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법안 발의, 유럽 솔벤시Ⅱ(Solvency2)와 유사한 형태로 도입될 개정 RBC비율 등을 고려할 때 삼성생명의 전자 지분 매각과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금융과 산업 계열사끼리 얽혀있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에 한 발 가까워졌다. 금산분리를 완화하기 위한 금융지주사법은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소유는 인정하되 금융과 산업 간 자본 출자를 분리한 뒤 금융지주사를 도입해 금융계열사를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보유 지분 매각 시 지배구조에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금융지주사법이 선행돼야 한다. 금융지주사법은 20대 국회에서 계류 중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법 통과를 대비한 준비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생명 측은 “시너지 창출과 회사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 SRA자산운용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등 시너지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금융지주사 전환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오는 2017년 대선 준비가 본격화되면 대선 쟁취 차원에서 야당과 여당이 해당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 금융지주사 전환의 전단계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현재 야당이 국회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연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 계열금융사 지분 모으는 ‘한화생명·동부화재’ 닮은꼴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한화그룹과 동부그룹도 각 그룹의 보험사를 중심으로 금융계열사 지분을 한 데 모아 지배구조를 견고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가 유사하다.

동부화재는 이미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으며, 한화생명은 한화건설 등 8개 제조계열사가 나눠 갖고 있던 한화손해보험 지분(19.64%)을 지난 6월 사들여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동부화재는 동부캐피탈 60.02%, 동부증권 19.92%, 동부생명 99.83%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한 실질적 금융지주사다. 동부그룹은 그룹 유동성 위기 등으로 자회사를 차례로 매각하고 동부화재 위주의 금융계열사로 그룹을 재편했다. 이에 동부화재는 동부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서 10년 이상 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동부금융그룹의 지주 역할을 굳히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한화손보 지분(53.93%)을 확보하고 연결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한화그룹 내 금융과 산업 계열사 간 분리를 마쳤다. 당시 금융·산업 계열사 간 지배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에 한 발 가까워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미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 한화손해사정, 한화라프에셋, 한화금융에셋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앞으로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한화인베스트먼트 지분을 확보하면 금융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한화생명이 중간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해 한화투자증권의 경영 상황 개선 후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 분할 때 자사주를 통해 자회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각 그룹 내 우량 계열사인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 지분 모으기는 금융지주사 전환의 전단계로 보인다”며 “지배구조를 견고히 하는 이 같은 지배구도 개편은 후계 구도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장남 남호 씨는 동부금융연구소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닫기김동관기사 모아보기·동원·동선 씨는 각각 한화큐셀, 한화생명, 한화건설에서 경영수업 중이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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