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6일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발생시기, 조건, 규모 등은 시장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장기물의 수요가 높아지면서(채권금리 하락) 장기물과 단기물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장기물일수록 불확실성때문에 금리가 높다. 정부는 지금 50년물을 발행하면 시장에서는 충분히 사들일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국고채 장기물 발행 검토 소식은 17일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국고채3년물과 10년물은 각각 1.233%(+1.4bp), 1.434%(+3.9bp)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는 20.1bp로 전일보다 2.5bp 확대됐다. 회사채AA-는 1.641%에 거래됐다. 국채선물의 경우 외국인은 3년물을 4395계약 사들인 반면 10년물은 2712계약 팔았다.
하지만 채권전문가들은 국채50년물 발행으로 인한 채권금리 조정이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장기영역 금리 간 스프레드가 축소된 것은 장기투자기관들의 양호한 매수 여력 때문"이라며 "수익률곡선 가파름세(커브 스티프닝)가 계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또 "국고채 50년물 발행은 정기 발행이 아니라 시범적인 성격이어서 시장을 왜곡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날 국고채 초장기물 금리가 급등한 것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과 이로 인한 미국채금리의 상승 영향이 동반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장기채에 대한 딜링수요가 많았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가 요구된다"면서도 "장기채 금리는 펀더먼털에 좌우되는 것을 감안하면 50년물 발행에 따른 금리반등은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강 연구원은 해외사례에서도 초장기채 발행에 따른 시장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장기채에 대한 국내 보험사들의 초과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실제 물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희 기자 jinny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