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은 20일 “오늘 오전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개최했으나 위원들 간에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조만간 다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사추위가 끝난 뒤 개최키로 했던 이사회도 자연스럽게 취소됐다.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20일 오전 중 위원회를 열고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 두 후보 중 최종 한명으로 압축한 뒤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주주총회까지 이르면 2주 안에 신임사장이 최종 선임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사추위원들이 최종후보를 선정하지 못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최종후보 선정이 불발된 것은 사추위원들간 의견 차이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사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내정설’, ‘유력 정치인 개입설’ 등 논란이 일면서 진통을 겪었다. 더욱이 노조까지 낙하산 인사는 안된다며 특정 후보를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가중됐다.
사추위는 후보를 5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도 충돌을 빚었다. 지난 1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사추위에선 특정 후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며 고성이 오갔고 일부 위원은 끝내 퇴장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유력 정치인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동안 두 후보 중 박 전 사장이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능력있는 인물을 찾겠다며 회사 외부까지 후보를 확대해 재공모를 실시했지만 그렇게 찾은 후보가 기존 후보를 뛰어넘을 만한 자질을 갖췄냐는 비판도 일었다.
특히 박 전 사장이 주택부문에는 강자이지만 해외수주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해외 프로젝트 수주 비중이 높은 대우건설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산업은행이 제시한 사장 공모자격 중 하나인 ‘해외수주 능력’ 부문에도 미달되지만 최종 후보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대우건설 노조는 박 전 사장의 자진사퇴와 사추위의 사장선임 중단을 주장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