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국내 제과 역사상 초유의 히트를 기록했으며, 해태제과의 증시 복귀는 15년만 이뤄진 성과다. 그러나 윤 회장이 마음껏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신 대표가 윤 회장에게 흡족한 성과를 안겨준 반면, 윤 회장의 장남 윤석빈 대표의 크라운제과는 눈에 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해태제과는 옛 해태제과 주주들과의 갈등 해결이라는 과제를 남겨놓은 상황이다.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의 지분 62.1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모회사이다. 윤 회장은 해태제과를 인수한 후 모기업 크라운제과를 아들 윤 대표에게, 자회사인 해태제과는 사위 신 대표에게 맡겼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신 대표는 글로벌 투자회사 베인앤컴퍼니의 이사 재직시절부터 장인인 윤 회장을 도와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 대표는 해태제과를 경영하며 허니버터칩 열풍을 주도, 국내 제과 시장의 판도를 바꿔 나갔다. 해태제과는 2015년 오리온을 3위로 밀어내고 매출 기준 제과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순풍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7983 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인 6900억 원에서 15.7% 증가한 수치다. 영업 이익은 246억 원에서 468억 원까지 오르는 등 전년에 대비 90% 가까이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2001년 유동성 위기로 증시에서 퇴출까지 됐던 해태제과는 ‘효자’ 허니버터칩에 힘입어 지난 5월 코스피 재상장에 성공했다.
반면 해태제과의 모 회사인 크라운제과의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올해 1분기 성과를 살펴보면, 해태제과는 1분기에 1831억 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성장한 결과다. 크라운제과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 113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한 금액이다.
그러나 신 대표의 해태제과가 탄탄대로만을 걷는 것은 아니다. 올해 5월 해태제과의 상장을 둘러싸고 신 대표는 옛 해태제과 주주들과의 마찰을 겪었다. 지금의 해태제과는 신규 상장된 해태제과를, 2001년 유동성 위기로 상장 폐지됐던 해태제과와 법적으로 다른 회사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옛 해태제과 주주들은 자신들을 현 해태제과의 주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즉, 그들의 주식을 신주로 교환해 달라는 것이다. 옛 주주들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며 “과거 해태제과에 부실한 건설 부문만을 남기고, 가치가 있는 제과 부문은 ‘자산매각’이라는 형태로 팔아치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로서 권익은 전혀 보호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도 크라운제과가 인수했던 지분과 동일하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 대표에게 옛 해태제과 주주들과의 갈등을 매듭지어야 하는 과제가 부여된 가운데, 그가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크라운제과에 대한 윤 대표의 경영성과가 평가 절하돼 있다며, 그의 경영능력이 신 대표에 비해 떨어진다는 시선은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윤 대표가 지난해 1월 선보인 스페인풍 전통간식 ‘츄러스’가 출시 1년 만에 매출 200억 원을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태제과 인수 뒤 부채비율이 높았던 크라운제과의 재무건전성 제고에 있어 윤 대표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평이다.
실제 윤 대표가 크라운제과를 이끌었던 2010년 크라운제과는 신용 등급 향상을 통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덜어냈다. 크라운제과의 등급은 2010년 A-로 상향조정됐으며, 올해 5월에는 ‘A-’에서 ‘A’로 상향됐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