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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위기’ 준비된 자들만의 기회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6-06-25 14:03 최종수정 : 2016-06-25 20:09

금융부장 겸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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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위기’ 준비된 자들만의 기회
[한국금융신문] 유럽 금융의 허브인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이로써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 이후 43년 만에 EU에서 이탈하게 됐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은 국민의 반(反)이민 정서와 주권회복 의지가 강한 탓이라고 한다. EU에서 탈퇴하면 무역과 투자가 감소되고 런던이 국제금융 허브 지위를 잃게 된다는 경고도 먹혀들지 않았다.

문제는 영국의 브렉시트 현실화는 세계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금융에도 상당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당장 그 충격은 금융시장에 미쳐 어제(24일)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도 대부분 폭락했다.

우리에게 가장 큰 걱정은 우리 경제에 대한 브렉시트의 영향이 언제까지 갈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데로 모인다. 우리나라의 영국 무역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출 금액 기준 영국 의존도는 1.4%였다. 잘 대비하면 브렉시트의 충격은 흡수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여전히 수출은 부진한 데다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이란 숙제까지 겹쳐 있어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현실을 고려할 때 브렉시트는 또 다른 루트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브렉시트로 우리나라와 무역량이 많은 국가가 영향을 받으면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수출이 더 타격을 받는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의 심리적 위축에 따른 경제 활력 저하 가능성까지도 감안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단기 충격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금융시장 변동이 수출과 소비 등 우리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때문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선 작은 변동도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정부는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아직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견고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당부로는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 브렉시트의 충격파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24일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내려 제시했다. 그동안 고수해 온 3% 성장 목표를 포기한 셈이다. 브렉시트 영향으로 수출과 소비 모두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 교역량이 줄면서 운임료와 선박 수요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시장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금은 지난달 말 기준 36조4770억원(상장 주식)으로 전체 외국인 상장 주식 보유액(433조9600억원)의 8.4%다. 미국계(172조8200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브렉시트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이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브렉시트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심리의 발동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적인 자본 유출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는 긴급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관계 기관 합동점검반을 가동, 통화의 움직임과 외화 자금시장, 외국인 자금 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필요한 것은 단기 대책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EU간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과 체코, 덴마크 등의 추가적인 EU 이탈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도 구상해야 한다. 이를 포함해 종합적인 장·단기 대책 마련에 정부는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런 변화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그때그때 적절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단계별 대응 시나리오도 마련해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매를 견디어 내는 힘이나 정도를 ‘맷집’이라고 한다. 현재 상황과 똑같지는 않지만 우리도 이미 IMF의 위기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한 적이 있다. 분명한 것은 ‘위기는 준비된 자들만의 기회’라는 것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이번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준비를 다시 한 번 다질 때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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