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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전략 이슈 (2) ]김원규, NH투자증권 IB 무기로 시장 넓힌다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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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6-20 01:31 최종수정 : 2016-06-20 07:23

화학적 통합마무리 ‘원 컴퍼니’ 시너지
헤지펀드 운용·해외부문 신사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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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전략 이슈 (2) ]김원규, NH투자증권 IB 무기로 시장 넓힌다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2016년은 NH투자증권에게 ‘위기’이자 ‘기회’의 해다. 인수·합병(M&A)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격변의 증권업계 속에서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끊임없이 도전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6000억원, 자산 43조300억원으로 규모면에서 증권사 1위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이 매물로 나온 대우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국내 증권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자기자본 순위 4위였던 미래에셋증권이 2위인 KDB대우증권과 합병하게 되면 7조7500원 규모의 국내 최대 통합증권사로 자리매김한다. 1위였던 NH투자증권과의 격차는 3조원 이상 벌어진다.

2위 자리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사들이면서 자기자본 규모 6200억원의 KB투자증권은 단숨에 자기자본 3조9000억원으로 거듭나 NH투자증권과는 불과 7000억원 차이로 바짝 추격하게 된다.

NH투자증권도 M&A를 통해 성장한 증권사다. 2014년 NH농협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해 업계 1위로 재탄생한 것이다. 불과 1년여 만에 1등 자리를 내줌과 동시에 2위 자리도 위협을 받는 처지가 되면서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갑견이병, 부득이위강(甲堅利兵, 不得以爲强)’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마음을 다잡았다. ‘갑옷의 견고함이 병사를 이롭게 하나, 강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전쟁은 무기가 아니라, 투혼으로 치른다’는 뜻으로 외형 1위를 추구하는 무리한 규모 경쟁보다 전략적 브랜드 관리를 통한 내실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통합 증권사의 화학적 결합에 주력하면서 이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기비전을 세웠다. 이른바 ‘업계를 선도하는 완성형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그것이다. 김 사장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고객중심 영업모델, 수익포트폴리오 다변화, 시장 패러다임 변화 대응, 비즈니스 확대에 부합하는 지원체계, 시너지 및 브랜드 이미지 강화 등 5대 경영전략을 선정했다. 업계 최강이라 자부하는 IB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새로운 수익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5대 전략의 골자다.

◇ 합병 이후 진정한 ‘원 컴퍼니’로 거듭나다

김원규 사장은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인 LG증권에 사원으로 입사해 우리투자증권 사장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조직의 연속성을 보장받아 NH투자증권 CEO로서 통합법인을 진두지휘하게 된 김 사장이 지난해 가장 공들였던 부분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원 컴퍼니(One Company)화’다. 당장의 가시적 성과보다는 두 회사가 진정한 하나의 회사로 거듭나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화학적 통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합병 전 두 회사는 규모면에서나 수익구조면에나 큰 차이를 보여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이 업계 1위라는 이름만 얻었을 뿐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3조4600억원 규모에 IPO, M&A, 채권인수 등 IB 강자였던 반면 NH농협증권은 8800억원이었을 뿐만 아니라 NH농협금융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김 사장의 노력은 지난 5월 둘로 나뉘었던 노동조합을 하나로 합치며 빛을 보게 됐다. NH투자증권은 통합 이후에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각각의 노사가 임금 체제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별도의 노조체제를 유지해 왔다. 노조는 최근 임금피크제, 개인연금, 우리사주신탁제도(ESOP)부문 등를 중심으로 한 인사·복지 제도 등을 합의했다. 우리투자증권 출신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던 NH농협증권 출신의 임금 격차도 해소됐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질적인 문화의 두 회사가 원 컴퍼니로 변모한 사례는 NH투자증권이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는 증권업계는 필연적으로 M&A가 빈번히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서로 다른 회사 간의 결합은 규모의 경제라는 프레임에 갇혀 간과되곤 하는 부분이다. NH투자증권은 그러나 조금은 느린 길을 택하며 역설적인 의미에서 오히려 빠른 길을 걷게 됐다. M&A의 모범사례로 각인, 정도를 걷는 증권사라는 이미지는 덤으로 얻었다.

◇ IB부문 독보적 1위 지위 견고히 유지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인 2014년 대비 165.2% 늘어난 2151억원을 기록했다. 합병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 700~800억원이 발생한 것과 통합작업에 따른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통합증권사 출범 첫해 2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채, IPO, 유상증자, 인수금융 등 IB분문에서 1위의 저력을 보여줬기에 가능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IPO시장 대어로 불리는 두산밥캣, 넷마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상장 주관사 자리를 다 꿰찬 탓에 한 풀 꺾이긴 했지만 올해도 삼성엔지니어링 공동대표주관, BNK금융지주 단독대표주관 등 유상증자 부문에서 굵직한 거래의 파트너로 선정됐다. IB강자로서 NH투자증권의 아성은 여전히 견고하다.

DCM부문에서는 작년 한해 동안 전체 회사채 발행시장 43조2000억원 규모 중 5조3000억원(시장 점유율 12.2%)원을 인수하고, 8조원(시장 점유율 18.7%)을 대표주관했다. 주요 그룹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NH농협그룹의 투자 계정을 활용해 사전 IR을 통한 주요기관의 참여를 유도하는 전략의 성공으로 2009년 이후 첫 2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다. 올해 분리형 공모BW 발행이 부활됨에 따라 주식시장의 흐름과 견주어 적극적인 주식관련사채 발행을 제안할 계획이다.

김원규 사장은 이와 함께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등 대체자산 투자를 확대하고, 위험 관리를 기반으로 여신성 자산 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해외 법인을 이용해 현지의 기업금융 거래에 대한 조달을 확대하고, 해외 자금과 기업의 국내 유치는 물론 국내 자본과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크로스보더딜(Cross-Border Deal)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 신사업 발굴에 박차…헤지펀드 시장 선점 노려

김원규 사장은 IB부문에서의 독보적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신규수익원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가 특히 공들이고 있는 신사업 분야는 헤지펀드다. 금융위원회가 금융투자업자 경쟁력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그동안 운용사의 헤지펀드 판매만을 해오던 증권사에 헤지펀드 운용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이르면 8월부터 증권사는 직접 운용한 헤지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이 관련 법안 개정을 발표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헤지펀드 운용 준비에 돌입,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트레이딩사업부에 헤지펀드추진본부를 신설해 헤지펀드 운용 전문인력 20명과 준법감시 등 지원 인력 10명을 배치했다. 지난 4월에는 헤지펀드 트레이딩센터를 농협재단빌딩에 개점하고, 이달에는 업계 최초로 전문사모집합투자업 인가를 신청했다.

NH투자증권의 Prop trading본부(프랍트레이딩본부)는 최근 5년간 평균 1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프랍트레이딩본부는 회사의 자기자본으로 수익을 내는 자기매매 부서다. 김 사장은 NH투자증권 프랍트레이딩본부의 노하우를 헤지펀드 운용으로까지 확장, 회사 자본금 2000억과 외부자금 1000억으로 총 3000억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함으로써 새로운 수익기반을 창출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헤지펀드 지원 서비스인 PBS(Prime Broker age Service·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NH투자증권은 2007년부터 업계최초로 PB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팀을 구성해 주식대차거래, 스왑, 유가증권매매, 메자닌계약처리 등 현재 출시된 펀드들의 모든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10일 기준으로 PB 계약펀드 수 28개, AUM(관리 자산) 18,592억, 점유율 35.8%로 시장 1위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하반기에는 각 증권사에서 출시 예정인 멀티전략 헤지펀드와 PB계약을 체결해 AUM을 증대하고, 주요 PB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의 PBS부서 인력은 27명으로 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편이다. 때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인력충원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타 증권사들이 직접 운용하는 헤지펀드 조성 움직임과 관련, 추가 인력을 보충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 해외 시장 진출로 다양한 사업모델 찾아 나서

거래대금 감소, 국내 주식의 상승여력 저하, 파생상품 규제강화 등으로 인해 증권업계는 공통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김원규 사장은 이에 NH투자증권에 취임한 2013년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활로를 넓히고 입지를 다지기 위해 아웃바운드(Outbound) 영업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아웃바운드는 국내 연기금, 기관투자자 및 고액자산가가 해외 주식, 채권, 대체투자 상품 등에 투자할 때 증권회사가 해외시장분석, 포트폴리오 추천, 환전, 매매 및 헤징을 포함한 다양한 리스크관리 등 전체적인 업무를 처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외국인이 한국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인바운드(Inbound) 서비스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NH투자증권이 가장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홍콩법인은 홍콩당국으로부터 신용공여 라이센스(Money Lending License)를 취득해 IB(투자은행)·트레이딩·기관영업의 3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축,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성과가 창출될 예정이다. 특히, 홍콩현지법인의 IB부문은 수년간의 배양 기간을 거쳐 딜을 할 수 있는 라인을 다수 확보한 상황으로 향후 거점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콩법인과 더불어 해외거점으로 집중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대표적인 한국계기업인 코린도(Korindo)그룹과 합작으로 설립한 NH-코린도증권의 지분을 60%에서 80%까지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기관 채권 비즈니스 및 온라인 영업에 새롭게 진출하면서 사업영역과 고객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현지 종합증권사로서 금융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주식 온라인 매매서비스를 시작해 PC나 핸드폰하면 누구나 인도네시아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 투자 확대에 대응해 뉴욕현지법인 내 GSTS(Global Securities Trading&Solutions)도 운영하고 있다. 실물입고 및 전자주권화부터 매각까지 해외주식을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김 사장은 NH농협금융 계열사들과의 해외 동반 진출도 의욕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계열사와의 해외진출을 통해 해외투자상품, 대체투자상품, 구조화상품 등 자사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하면서 범 농협그룹 계열사들의 자산운용 수익성 제고에도 기여하는 윈윈 전략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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