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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의 증권사 인수는 세 번만에 결실을 얻게 됐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13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에서 고배를 마신 뒤 이번에 시장의 전망을 훨씬 웃도는 1조원의 인수가를 제시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그간 소매금융에 강점이 있던 BoA가 투자은행(IB) 강자인 메릴린치를 인수한 'BoA메릴린치'처럼 KB금융그룹을 키우겠다고 밝혀온 만큼, KB금융그룹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가는데 대형 증권사 인수가 주요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4월 정기 조회사에서 "지난해 KB손해보험 인수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최종 선정됨으로써 증권부문 강화 및 시너지 확대를 통한 리딩 금융그룹 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은 2012년 이후 비은행 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춰 왔다. 제일저축은행(현 KB저축은행),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차례로 인수했다. 전체 금융그룹에서 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2012년 기준 80%에서 2015년에는 67%까지 떨어졌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되면 1위 미래에셋대우증권, 2위 NH투자증권에 이어 증권 업계 3위로 도약한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 합산 시 3조9016억원에 달한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주식자본시장(ECM)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특화되어 있는 현대증권과 채권발행시장(DCM)과 구조화금융에 특화되어 있는 KB투자증권이 합병하면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강점을 나타낼 것"이라며 "산업단지에 기업투자금융(CIB) 복합점포가 개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KB금융그룹은 지난달 31일 현대상선이 보유한 지분 22.43%를 포함 총 22.56%를 인수하는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계약 체결과 정밀 실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현대증권 인수절차는 이르면 오는 5~6월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