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를 11월 이래로 6조1000억원, 연초 이후로는 9000억원을 매도 하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이달 5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매도 규모만 3조7300억원에 육박한다.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연속 순매도 중 역대 4번째로 긴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역대 외국인 최장 순매도 기록은 지난 2008년 33거래일, 지난해 9월 29거래일, 2005년 있었던 24거래일 연속 순매도 순이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은 여타 신흥국들과 다르다. 경상수지는 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으며 외환 보유고도 3000억 달러를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외부 경제 충격이 있으면 툭 하고 한국 시장을 팔고 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외국인 수급 방향선회가 중요하다. 시장의 주된 물줄기는 언제나 외국인 수급방향에 따라 갈려왔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에 해외 주요 기관 투자자 대상 국내주식 중개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당사 해외 세일즈 채널과 미팅을 가졌고 그 결과를 보고했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한국 역시 ‘연좌제’를 이유로 매도공세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나쁜 친구들과 무리 지어 다니는 이상, 한국만 달리 보기 어렵다는 의미인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직접적으론 중국 영향이 컸다. 이미 가격 반영된 매크로 우려보단 무분별한 정책개입과 미숙한 거래 시스템에 대한 실망감이 컸는데, 이는 중국을 넘어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대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G2 실물 경기지표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글로벌 수요부진이 국제 원자재가 하락을 경유해 신흥국 매크로 리스크로 파급되는 상황에서 이머징 저가매수(bottom-fishing) 가능성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당분간 외국인은 이머징보다는 선진국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경기와 정책 모멘텀이 기대되는 유로존과 일본에 대한 긍정론이 다수를 이뤘다. 김 연구원은 "국내증시 역시 대내외 매크로 환경변화를 시사하는 구체적 증거가 확인되기 전까진 섣부른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