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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본준 부회장 아성에 삼성 이재용 부회장 도전장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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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2-21 00:24 최종수정 : 2015-12-21 00:46

삼성, 전장사업 진출…LG 10년 노하우와 격돌
초기 시장 진입 어려워…치킨게임 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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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본준 부회장 아성에 삼성 이재용 부회장 도전장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쟁사인 LG전자 구본준닫기구본준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가 10년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장사업 부문에 진출한 것. 최근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먹을 거리로 자동차 전장부품을 선택, 이로 인해 경쟁 관계인 LG전자와의 맞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자동차 전장은 차량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정보기술)IT 장치를 말한다. 텔레매틱스, CID(중앙정보처리장치),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차량용 반도체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현재 구본준 부회장은 해당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삼성, LG따라 잡기에 ‘열’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위해 회사 조직에 전장사업팀을 꾸려, 사업팀장에 생활가전 C&M사업 팀장이던 박종환 부사장을 임명했다. 박 부사장은 초기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장부품은 크게 3단계로 분류된다. 사용자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운전자가 원하는 차량 운행 정보를 전달하는 △운전자지원시스템 △엔진·구동계 부품 등이다.

삼성전자는 낮은 단계인 인포테인먼트 영역을 먼저 공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완성차 업체들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해 미래 자동차 시대를 준비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SDI가 BMW, 폭스바겐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삼성전기는 차량용 전장부품을 일부 자동차 업체에 각각 제공하고 있다. 앞서 삼성그룹은 10월 삼성SDI 케미컬부문 등 화학 3개사를 롯데케미칼에, 삼성종합화학 등 계열사 4곳을 한화에 각각 매각하는 등 조직의 군살을 뺐다.

대신 전기차 배터리 등 자동차부품에 대한 투자는 늘렸다. 삼성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 자금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에는 세계 경쟁력을 갖춘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아울러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에서 시스템 제어 기능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반도체 원천 기술을 삼성이 확보하고 있는 점도 전장사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엑시노스8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개발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사업 역량도 공인받았다. 삼성은 독일 아우디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과 기술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 LG, 10년 쌓은 내공 결실 맺어

LG는 2005년부터 전장부품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했다. V-ENS라는 계열사를 만들어 관련 연구를 진행했으며, 2013년 7월에는 독립사업본부로 VC사업부를 만들어 전장사업을 키웠다. LG가 삼성전자보다 10년 이상 앞선 자동차 부품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셈.

LG그룹은 최근 인사을 통해 구본준 부회장을 LG전자에서 (주)LG로 이동,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겼다. 구 부회장은 여기서 미래 먹을 거리 사업인 전장사업을 진두지휘한다.

LG가 전장사업에 공을 들인 만큼 LG전자의 전장사업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미래 스마트카 핵심 부품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역시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LG전자는 30.7%의 점유율로 1위를 고수했다.

LG전자는 VC사업본부를 필두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단계를 넘어 전장사업 핵심 영역인 운전자지원시스템, 구동계 부품 단계에까지 진입했다. 10월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프리스케일사와 차의 속도·방향 등을 제어하는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LG는 미국 1위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에 들어가는 핵심부품과 시스템(11종)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LG는 GM에 구동모터, 차내충전기, 차량 공조시스템 장치인 전동컴프레셔, 배터리팩, 전력분배모듈, 배터리 가열기, 전압변환기, 급속충전통신모듈,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공급하게 됐다.

LG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도 소홀하지 않는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스마트폰, 태블릿PC용 칩과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설계하는 국내 최대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인 실리콘웍스를 인수했다.

LG전자가 실리콘웍스를 통해 센서 칩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LG그룹의 소재·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은 2006년 차량 부품 시장에 진출했다. LG이노텍이 생산하는 품목은 주행 안전·편의성을 높이는 모터, 센서, 카메라모듈, 무선통신모듈, 무선충전모듈, 터치패널, 열전모듈, LED 등과 전기차 부품인 배터리 제어시스템(BMS), 전력변환모듈 등 20여 종에 이른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20개 이상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 전장부품을 통해 지난해 5325억원을, 올해 3분기까지 4691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LG의 10년의 투자가 결실을 맺고있다.

◇ 삼성 對 LG, 치킨게임 가나

전장부품 사업은 자동차가 스마트카로의 변혁기를 맞이하면서 전자제품화되고 있어 IT기반의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의 시장이다.

최근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다양한 편의기능들은 대부분 전장부품의 영역에 속한다. 삼성이 후발주자로 이 사업에 뛰어든 것도 미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게다가 삼성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모듈 등을 생산하며 전장사업의 기반을 갖췄고,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게 현장 판단이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 거래처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삼성이 풀어야 할 숙제다.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아이템이니 만큼 검증된 협력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방침이다. 시장 초기 삼성전자가 저가격·고품질로 승부수를 띄운다면, 경쟁사, LG전자도 동일한 경영을 구사할 수 밖에 없다. 누구 하나는 죽어야 끝나는 치킨게임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 자동차의 꿈을 접은 삼성이 15년 만에 자동차 사업에 재진출, 사업 초기 LG를 꺾고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LG의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성과를 내고 있어, 후발주자인 삼성의 행보가 공격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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