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주)두산은 기존 호텔롯데 잠실면세점 사업권을 승계하며 동대문 두산타워 내 9개층을 활용해 총면적 1만6825㎡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리모델링 등 준비기간을 고려할 때 면세점 영업은 2016년 5월 이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강도 높은 재무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사업다각화와 장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NICE신용평가 관계자는 “이번 사업권 확보로 소비재 산업인 면세점 사업을 추가함에 따라 수익창출력 강화 등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제고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확실성도 만만찮은데 우선 단기적인 투자부담과 면세사업에 대한 경험부재가 주의점으로 꼽힌다. 면세점 전환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시설투자가 필요한데 이런 초기비용은 단기적으로는 재무부담을 늘릴 수 있다.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2000억원 내외의 면세점 사업 관련 초기투자가 예정돼 있다. 두산타워 리모델링,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 등 상생협력 관련 투자, 초기 운영비용 등이다.
게다가 면세점업계의 경쟁심화 추세와 두산 자체가 유통사업 경험이 별로 없어 면세점 운영에 대해 불안감도 자리하고 있다.
현재 두산그룹은 (주)두산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이에 반응해 두산 주요계열사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2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나 떨어졌다. 알짜인 공작기계부문 일부를 매각하려다 아예 경영권까지 내다팔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매장컨셉에 따라 투자 규모가 달라질 수는 있으나 사업특성상 초반 재고물량의 확보과정에서 초기 운전자본의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익성보다 재무부담 확대가 선반영돼 나타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