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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업맨’ 김정태 회장의 ‘노조감동’은?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5-17 23:42

[기자수첩] ‘영업맨’ 김정태 회장의 ‘노조감동’은?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관계가 점점 꼬여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5일 하나금융의 합병작업 중단 가처분 이의신청 2차 심리에서 다음달 3일까지 각자의 입장을 정리한 요약준비서면 제출을 요구했다.

6월 3일이면 하나금융이 조기통합을 추진한지 딱 11개월째다. 지금까지 진행과정을 보면 7·3 조기통합 추진 만 1년 안에는 아무런 돌파구를 만들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앞서 외환은행은 과도한 직원 개인정보 수집 의혹이 보도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례적으로 보도 다음 날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수습에 나섰다. 김 행장은 “노조의 주장은 황당할 따름이며 2차 심리를 앞두고 노조가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으며 “대체 노조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4월 3일 1차 심리에 이어 이번에도 법원은 하나금융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는 대신 양측의 대화를 주문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깊어지는 양측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선 이제 CEO인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이 노조에 직접 손을 내밀어야 한다. 사실 조기통합 이슈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그랬어야 했다. 지금까지 김 회장이 손 내밀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2014년 7월 3일. 김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귀국한 당일 기자들을 만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을 논의해야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조기통합 카드를 꺼냈다. 그는 외환은행의 5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합의서’의 존재를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다. 기자들 보다는 외환은행 노조를 먼저 찾아가 악화된 경영환경 등 어려움을 터놓고 통합 이야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2014년 11월 14일. 조기통합 선언 후 외환은행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경영진과 노조의 대화가 물꼬를 트는가 싶었다. 그러나 대화단 첫 상견례 자리에 김 회장이 불참해 파행을 겪었다. 노조 측이 “외환은행 직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해 김 회장이 뒤늦게 합류했다. 수개월 간의 대치 중 겨우 열린 자리다. 진정한 대화의지가 있었다면 김 회장이 정식으로 참여해 노조를 설득했어야 한다.

2015년 1월 26일. 하나금융이 금융위에 합병 예비인가신청을 제출하자 급박해진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위 건물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당시 날씨가 상당히 추웠는데, 기자는 가끔 김 회장이 천막을 찾아 ‘추운데 밖에서 이러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서 대화하자’고 했다면 어땠을지 상상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5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합의서를 하나금융이 먼저 어겼다고 주장한다. 하나금융은 합의서 작성 당시보다 악화된 금융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조기통합이 불가피하며 가장 중요한 직원들의 고용안정은 보장하겠다고 주장한다. 각자의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법원은 양측의 지속적인 대화를 재차 주문했다. 2·17합의서, 법적다툼 등 모든 것을 떠나 가장 중요한 본질은 김 회장이 진심을 보이는데 있다.

‘영업맨 신화’로 불리는 김 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경영철학인 ‘고객감동’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직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고객도 만족시킬 수 없다. 김 회장이 진정 외환은행 노조를 감동시켜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했다면 양측의 갈등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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