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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색내기용 정책보험, “이제 그만”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3-01 21:46

‘표준하체 연금 출시’ 2년째 공수표
사망보험금 선지급 “이미 있는 기능”

생색내기용 정책보험, “이제 그만”
급속한 고령화로 노후준비에 대한 부담이 커짐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고령자와 유병자들을 위한 각종 연금상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과 큰 차이가 없거나, 당장 도입 여건이 안돼 몇 년째 공수표만 날리고 있는 상품도 있어 별다른 고민이나 검토 없이 정책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상품과 별 차이가 없는 상품들이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오래전부터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던 상품들의 경우 정작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생색내기용 정책이란 지적도 나온다.

◇ 표준하체연금, 4월 이후에나 TF 가동 “올해 출시 어렵다”

지난해 초 금융위 업무보고 및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의 핵심과제로 꼽혔던 ‘표준하체연금보험’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TF 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표준하체연금은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유병자들이 평균 이하의 기대수명을 갖고 있어 연금수령액을 건강한 사람 보다 높게 책정해 주는 상품이다. 연금가입 유인이 낮았던 유병자와 고령자들의 개인연금 가입을 독려하고 연금재원 확보를 통해 노후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오래전부터 고령화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에 당국이 개발계획을 발표, 지난해 출시를 예고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관련 통계를 찾을 수 없어 사실상 상품개발을 위한 기초통계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상품개발 준비가 전무한 상태다.

올해 역시 경험생명표 변경으로 전 상품에 대한 개정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관련 논의를 진행할 TF 조차 4월 이후로 미뤄졌다. 통계를 마련한다고 해도 장수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큰데다, 각사에 축적된 경험위험률이 없는 만큼, 도입 전 많은 논의와 검토가 필요해 사실상 상품출시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위로서는 2년째 공수표를 날린 셈이 된다.

실제 금융위 관계자는 “표준하체연금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것이 없다”며, “국내 통계가 없다보니 통계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 경험생명표 변경으로 보험사들이 바빠 논의가 4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TF를 통해 구체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알겠지만 통계를 어디서 구하고 국내 적용범위를 어디까지 할지 등 논의와 검토할 사항이 많아 사실상 상품화는 내년 쯤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개발원 관계자 역시 “국내에서 통계마련이 어려운 만큼 영국통계 등을 기반으로 시범요율을 산출하는 등의 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보험은 통계가 가장 중요한 만큼 통계마련을 어디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업계 전체적으로 논의가 필요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표준하체연금은 보험사들도 출시에 대한 니즈와 관심이 높다”며, “그러나 비표준체의 역선택 위험이나 장수리크에 대한 부담도 있고 표준하체 대상 질병이나 병의 경중도, 연금액을 얼마나 늘릴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해 당장 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 이미 있는 기능 탑재수준…‘생색내기’?

금융위가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밝힌 ‘(가칭)고연령거치연금’의 경우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고연령거치연금은 기존 연금상품의 지급연령이 보통 55세부터인 만큼 80세 이상 등에서 노후소득 공백이 생길 수 있어, 가입연령을 55세 이상으로 높이고 사망보험금과 해약환급금 설정을 낮춰 보험료를 저렴하게 할 계획이다. 고연령자들도 부담 없이 연금상품에 가입토록 해 장수리스크에 대비하고 노후 소득공백을 줄이겠다는 것.

금융위 보험과 관계자는 “수급연령을 70~80세 정도로 늘려 사망률이 높아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장수하는 사람들의 경우 낮은 보험료로 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관련 TF가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때마다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논의됐던 내용으로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선지급 하는 상품의 경우 내달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을 강제하는 것은 아닌만큼 몇몇사에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선지급 하는 상품은 금융위가 지난 7월 ‘보험 혁신 및 건전화 방안’을 통해 고령자를 위한 특화 연금으로 개발의지를 밝힌 상품이다. 사망보험금을 활용해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고민을 해결토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종신연금을 연금으로 전환하거나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연금형태로 받는 특약이 이미 판매중이어서 특별할 게 없다.

이 두 상품의 경우 기존상품과 유사해 별도의 요율개발이 필요치 않고 개발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이미 판매하고 있는 상품과 유사해 특별한 실효성이 없다”며, “현재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과 조금 다르게 약관대출이나 중도인출처럼 적립지원의 일부를 떼서 연금으로 받는 형태로 가자는 것인데 연금액이 오히려 줄 수 있어 당국이 잘 모르고 정책을 추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품개발이라기 보다는 기능탑재 수준”이라며, “당국이 푸시하는 만큼 일부에서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상품개정으로 다른 곳에 신경쓸 겨를도 없고 회사들이 출시를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고 토로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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