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가운데 오는 7월 생·손보협회의 설계사 이력조회시스템에 GA 설계사들의 정보가 포함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이 시스템 구축이 완료된다면 가장 큰 문제였던 GA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GA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 해소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면 현재 보험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자사형 GA 설립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 GA 불완전판매 일부 해소 가능…자사형 GA 설립, 적극적 변화 기대
보험업계는 설계사 이력조회시스템에 GA 설계사들의 정보 포함을 통해 가장 기대하는 점은 ‘GA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 해소’다. GA 등 대리점채널이 급성장함에 따라 불완전판매 또한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력조회시스템에 GA 설계사 정보가 포함된다면 먹튀 GA 설계사들을 사전에 퇴출 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것. 생보협회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GA에 대해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불완전판매”라며 “이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GA 설계사 불완전판매 우려가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A는 지금까지 영세업자로 판단해 일반사업자 대비 완화된 규제가 적용됐다”며 “최근 GA사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규제가 강화되는 기조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력조회시스템도 이 같은 기조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손보협회 관계자도 “GA 소속 설계사들은 일명 ‘먹튀’들이 전속설계사에 비해 많다”며 “통상 문제를 일으킨 설계사들이 재발률이 높은 가운데 오는 7월 설계사 이력조회시스템에 GA 설계사 정보가 포함된다면 불완전판매 감소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 이 시스템 구축을 통해 GA 설계사의 불완전판매가 감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가운데 또 다른 효과로 말하는 것은 ‘자사형 GA 설립 기폭제’라고 꼽는다. 15일 현재 보험업계에서 자사형 GA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한화생명(한화금융에셋), 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금융서비스), 동부화재(동부금융서비스), 라이나생명(라이나금융서비스) 등 4곳뿐이다. 이들 외에도 삼성생명이 별도의 조직을 구축, 전속설계사를 이원화하거나 자사형 GA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 이력조회시스템 구축으로 불완전판매 GA 설계사 선제적 퇴출 요인과 전속설계사 이탈 방지라는 자사형 GA의 장점이 합쳐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전속설계사 이탈 및 비중 축소 추진’를 고민 중인 대형사들이 향후 자사형 GA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보험사들은 전속설계사 외 여타 채널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잇는 상황”이라며 “자사형 GA는 전속설계사 채널에 비해 운영비용(교육비, 복리후생 등)이 효율적이며, 관리가 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형사의 경우 GA 대비 전속설계사의 비효율적인 운영비용 및 떨어지는 경쟁력 등을 들어 판매채널 다각화, 전속설계사 이탈 방지 등 대조적 고민을 동시에 안고 있다”며 “아직까지 대형보험사의 판매채널 비중은 전속설계사에 방점이 찍혀있지만, 홍보없는 인터넷 상품 출시(삼성생명 실버암보험 등) 등 판매비중 분배를 위한 노력을 물밑으로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사들이 자사형 GA를 설립하게 된다면 가장 큰 장점은 상품 마케팅적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이력조회시스템에 GA설계사 정보가 포함되는 것은 전속설계사와 달리 상품군을 선택한 마케팅 활용과 자사 설계사 이탈 방지 등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자사형 GA 설립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생·손보협회, 접속권한 등 논의 중… 대리점협회, “보험사와 동일 권한 달라”
한편, 보험업계는 현재 관련 시스템 구축에 대한 접속권한, 운영방안 등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손보협회에서는 설계사 이력조회시스템에 GA 설계사 정보를 포함하는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12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행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그간 생·손보협회에서는 보험사간 설계사 이동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해왔다”며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기존 설계사 이력조회시스템에 GA 설계사 정보를 포함하는 내용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도 “관련 시스템에 GA 설계사 정보를 포함하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재는 시스템에 포함되는 정보의 선택, 운영방안, 접속권한 등의 업무정의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 구축을 놓고 생·손보협회에서 세부적인 구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대리점업계에서는 보험사와 동일한 접속권한 부여를 요구하고 있다. 대리점업계는 이 시스템 구축 취지가 먹튀 설계사를 퇴출하기 위한 것으로서 보험사와 함께 설계사 채용 주체인 GA 역시 동일한 시스템 접속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GA 설계사들의 과거 이력이 포함되는 가운데 GA들에게 권한이 더 주어져야 한다”며 “현재 GA사들이 설계사 채용을 위해 과거 이력을 확인하려면 보험사에 위탁, 결과를 통보받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와 함께 설계사들의 또 다른 채용 주체인 GA사들에게도 보험사 동일한 시스템 접속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맞다”며 “가장 좋은 방안은 현재와 달리 보험사를 거치지 않고 전용선 구축을 통해 GA사들이 관련 시스템에 직접 접속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대리점업계에서는 차선책으로 GA사들이 시스템에 직접 접속하는 전용선 구축이 어렵다면 현재 협회에서 논의 중인 웹 인증이라도 허용해달라고 주장한다. 웹을 통해 GA를 검증한 뒤 설계사 이력조회시스템을 접속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허용해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GA 전용선 구축은 사실상 어려운 문제이지만 웹 인증을 통해 시스템에 직접 접속하는 방안을 협회에서 논의 중으로 알고 있다”며 “웹 인증은 전용선에 비해 보안이 취약하지만 이를 해결한다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이를 GA까지 허용할지는 의문”이라며 “그러나 GA사들에게도 보험사들과 동일한 접속 권한을 부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최근 설립된 보험사의 자사형 GA 현황 〉
(자료 :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