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와 고객이익일치, 고객수익률향상으로 신뢰회복
‘도약일까? 정체일까? 증권사 CEO들은 2015년을 성장과 후퇴의 갈림길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구조조정효과에다 대규모 채권운용평가이익에 힘업어 실적이 나아지면서 한숨을 돌린 상황. 하지만 올해는 미국발 금리인상기류 속에 최대수익원인 채권의 수익성이 불투명한데다, 국내외 경제 저성장 등으로 증시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신수익구조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수익률을 높이는 쪽으로 고객중심형 자산관리로 혁신하고, 규제완화를 기회로 삼아 IB강화 등 자기자본효율성제고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게 핵심이다.
통합증권사로 첫발을 디딘 NH투자증권 김원규 사장은 고객중심의 비즈니스 모델구축을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최근 증권업의 위기는 고객이익과 상관없이 회사이익을 위해 매매횟수를 늘리는 거래중심영업모델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고객자산을 늘리기보다 잦은 거래유발에 따른 회사이익증가에 초점을 맞춰 ‘고객이탈→거래수수료급감→고객신뢰악화’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 거래수수료 중심영업에 메스를 댔다.
이에 따라 회사와 고객이익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제도,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상품개발, 영업형태, 가격체계 등 모든 부문을 고객관점으로 리모델링할 복안이다. 특히 고객수익률향상을 위해 WM R&D 역량을 강화하고, 전담리서치를 제공하는 등 Asset Allocation에 근거한 포트폴리오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KDB대우증권 홍성국 사장도 고객중심경영을 한층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홍사장은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라며 “근본적 위기돌파의 해법은 결국 고객에게 있으며, 고객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사장은 서비스질 향상을 위한 해법으로 △차별화된 상품제조 △직원의 전문성 강화를 제시했다.
삼성증권 윤용암 사장은 아예 고객수익률 중심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수수료기반(fee-based) 영업을 적극 확대하고, 다양한 해외상품·특화상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등 랩서비스중심의 자산관리영업의 강화가 핵심이다. 또 신고객관리(CRM)시스템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일반고객도 프라이빗뱅킹(PB) 관리고객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온라인 자산관리시장 쪽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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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자본제고에 초점, 자기자본투자 대상 및 규모 확대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를 신수익원발굴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대형증권사의 경우 올해부터 NCR 제도가 단계적으로 완화되면서 IB쪽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김원규 사장은 고차원 IB전략을 제시했다. 4.4조에 이르는 자기자본의 활용도를 높이도록 북(Book) 관련 비즈니스 규모를 확대하고, Investor개념의 전략투자도 대상 및 규모를 키워 자문업무, 인수금융, 기업공개, 블록딜, 투자자 모집 등 종합솔루션제공형 프라임뱅커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현대증권 윤경은 사장은 자본운용 효율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단독으로 수임하는 Book 딜을 확대하고 고수익성 위주의 선별투자를 강화하는 가운데 기존 투자분에 대해서는 Sell down을 통한 회전율의 증대에 나선다. 제한된 리소스 여건 아래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유상호 사장도 금융당국의 자본시장발전 및 지속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투자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투자금융 및 IB부분의 리스크관리 최적화를 통해 수익극대화와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지주사, 중소형사 CEO들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강대석 사장은 복합금융서비스질의 향상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이미 2년여 전 그룹 WM, CIB사업 출범으로 본궤도에 진입한 복합금융서비스를 업권별 금융의 장점들을 모은 원스탑 금융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며 시장선점효과를 극대화한다는 포부다.
KTB투자증권 김혁 대표이사는 경쟁력을 지닌 IB, 중소ㆍ중견기업 투자, 고수익 크레딧 중계, 글로벌 비즈니스 등에 집중,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의 창출을 1순위로 꼽았다. 아울러 중국, 일본 등 아시아지역 크로스보더 딜에 집중하여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것이라는 의지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경영전략에 대해 “대부분 증권사들의 올해 경영목표는 자기자본효율성(ROE)의 제고”라며 “구조조정으로 판관비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브로커리지에서 벗어나 IB를 강화하고 자기자본투자확대를 통해 ROE를 향상시키는 수익구조 재편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