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월 17일 개설, 공포지수인 V-KOSPI200이 기초자산
지수선물시장이 훨씬 풍성해진다. 증시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지수선물뿐 아니라 주가가 급락할 때 거꾸로 급등하는 변동성지수선물시장이 상장돼 다양한 헤지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에 따른 후속조치로 오는 11월 17일(월) 변동성지수선물을 상장한다고 밝혔다. 변동성지수선물은 말그대로 변동성지수인 V-KOSPI200이 기초자산인 선물을 뜻한다. V-KOSPI200는 앞으로 30일동안 미래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코스피200옵션의 내재변동성으로부터 산출한 뒤 이를 지수화한 것으로서 일명 공포지수(Fear Index)로 불린다. 거래소는 지난 2009년 4월부터 V-KOSPI200 변동성지수를 산출한 뒤 이를 장중 실시간으로 발표하고 있다.
주요 거래제도를 보면 거래단위는 1계약 금액[선물가격×50만(거래승수)]이나 호가가격단위[0.05p(최소가격변동금액: 25,000원)]는 코스피200선물과 똑같다. 단 결제월의 경우 3, 6, 9, 12월인 코스피200선물과 달리 연속 6개월이다. 그 이유는 기초자산이 매월 최종거래일이 도래하는 코스피200옵션의 내재변동성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외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 만기가 주로 6개월 단위로 이루어져 6개월물 상장이 필요한 것도 고려됐다. 최종거래일 거래시간도 옵션의 거래시간이 15:05분부터 15분까지 단일가매매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 단일가매매 이전 15:05분에 변동성지수선물의 거래가 종료된다. 변동성지수선물도 여타 지수선물과 비슷하게 현물지수와 선물가격이 일정한 폭(베이시스)을 유지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오르거나 내린다.
단 변동성지수선물의 기초자산이 옵션인 까닭에 시장이 급락할 경우 ‘변동성의 평균회귀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주식시장 하락할 때 옵션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더라도 몇 일 사이에 빠르게 평균수준으로 회귀하는 현상이다. 변동성지수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더라도 변동성지수선물 가격이 현물지수보다 작게 변동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변동성지수선물로 장외헤지수요흡수의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반기고 있다. 거래소는 △옵션투자자 및 장외파생상품(ELS발행자)의 변동성위험(Vega Risk) 헤지거래 △코스피200옵션 및 기초자산이 변동성인 ETN과 연계한 차익거래 △옵션거래전략인 스트래들, 스트랭글과 유사한 변동성 방향성거래 등 기관투자자의 효과적인 변동성 헤지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장외헤지거래의 장내화로 위험관리비용절감 기대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발행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인기몰이중인 ELS의 헤지거래를 장내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하고 있다. 최근 증시의 변동성 축소에 따른 수익성하락으로 ELS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 발맞춰 ELS발행을 거의 풀로 늘리는 증권사입장에서 ELS장내헤지전환에 따른 위험관리비용절감효과 덕분이다.
장외파생상품부 관계자는 “장외시장에서 헤지거래는 거래상대방위험, 신용도, 불투명성 등으로 인해 거래비용이 장내시장보다 비싸다”라며 “장외헤지거래의 장내화로 일일정산,증거금 제도 등이 똑같이 적용되어 위험관리가 대폭 강화되고, 자체 헤지거래도 지금보다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변동성지수선물시장이 열리더라도 거래량은 지수선물시장에 비해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변동성헤지거래 수요자 중심의 틈새시장으로 그 역할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유안타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변동성포지션 헤지수요자를 위한 일종의 틈새시장”이라며 “필요한 수요자들끼리 거래돼 시장규모는 코스피선물시장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변동성거래와 방향성거래는 성격이 다르다”라며 “지수선물과 변동성지수선물은 일종의 주식과 채권의 관계로 서로 차익거래가 성립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