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은 지난 18일 강남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부지 입찰결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컨소시엄인 현대차그룹은 낙찰가액 10조5500억원에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부지 매각대금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3사가 일정비율로 분담하며, 먼저 계약금으로 10%를 지불한 뒤 나머지는 2015년 9월까지 4개월 단위로 30%씩 지불할 계획이다.
이번 낙찰에 환호보다 우려가 큰 이유는 상상을 초월하는 파격적 낙찰가격 때문이다.
이 부지의 감정가는 3조3346억원. 입찰 이전 시장에서는 ‘알짜입지 선점프리미엄’이 붙더라도 대략 4~5조원대를 에상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낙찰가는 10조5500억원(㎡당 1.3억원, 평당 4.4억원)으로 이는 감정가 3조3346억원은 물론 시장예상가보다도 2배나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특히 유효경쟁자로 입찰에 함께 참여한 삼성전자가 감정가인 3조3346억원에 플러스알파로 약 50%를 더 얹은 수준인 5조원 초반대로 낙찰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도한 낙찰가격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들 주가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날 현대차는 전일 대비 -9.2%나 폭락했으며 현대모비스 -7.9%, 기아차 -7.8%씩 급락했다. 그 다음날도 기아차 +0.92%로 강보합세를 보였을 뿐 현대차 -1.52%, 현대모비스 -1.56% 약세다.
코스피의 움직임도 심상치않다. 시가총액(19일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42조9539억원) 2위, 현대모비스(24조6279억원) 7위, 기아차(22조2544억원) 10위 등 모두 탑10에 랭크돼 있다. 그 여파로 미국 다우지수가 역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2050p로 내려앉았다.
신한금융투자 최중혁 연구원은 “부지 매수 관련 3사(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이는 고가의 부지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에 비효율일 수 있기 때문인데, 배당이 기존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줄었고 유보 현금 활용에 대한 효율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김평모 연구원은 “현대차의 입찰가액은 당초 4~5조원 사이로 예상되던 낙찰가액을 두 배 이상 뛰어 넘은 명백한 Overpay”라며 “ 부지매입 금액과 세금 및 본사건설 비용 등의 관련비용 합계금액은 15~18조원 사이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의 향후 증설 및 R&D 투자 비용등 다양한 투자 계획은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3사에 대한 투자 심리 역시 당분간 회복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단 현대차그룹의 성장증설 사이클진입으로 수익창출능력 등 성장성이 기대되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기아차는 지난 2년동안 역성장에서 플러스성장으로 전환하며 성장모멘텀이 부각되고 있으며, 현대차도 신차의 본격적인 투입으로 수익성의 개선세가 예상된다”라며 “배당성향악화 등 주주환원정책개선 지연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나 현대차그룹의 PER은 5~6배로 이미 글로벌메이커 대비 상당부문 디스카운트 거래가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가는 추세적인 하락세를 보이기보다 일시적 횡보 뒤 회복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