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회사 재무건전성 제도 선진화 종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강화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 확산에 따라 보험산업의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우선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RBC제도의 금리 및 신용리스크의 신뢰수준을 95%에서 99%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신뢰수준이 상향되면 동일한 위험에 대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또 보험·금리·신용·시장·운용리스크 등 개별리스크 간 연계성이 보다 정교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리스크 측정방식도 차등화 된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장수리스크(longevity risk)를 RBC 산출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아울러 RBC비율 산출시 법에서 정한 ‘표준방법’ 이외에도 보험사가 자체 통계에 근거한 리스크 측정모형 및 위험계수를 사용할 수 있는 ‘내부모형법’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된다. 보험사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적정성과 현재 및 미래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질적규제 체계(ORSA)도 2017년까지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자회사의 리스크를 함께 반영하는 연결RBC 제도도 올해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내년 시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보험부채(책임준비금)의 합리적 평가·반영을 위한 IFRS4(국제회계기준 보험부문) 2단계 도입을 대비해 보험사의 재무적 영향분석과 제반 회계시스템 정비, 관련 법규개정 등 사전준비를 강화하는 동시에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도 2018년까지 단개적으로 개선된다.
또 보험사고가 발생했으나 보고되지 않은 상황에 대비해 적립하는 미보고발생손해액 산출시 최소 5년 이상의 통계를 사용해 세부 산출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한 내부통제도 강화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로드맵은) 국제기구 권고사항 및 해외 제도개선 추진 내용을 토대로 건전성 감독 및 보험부채 평가제도를 개선해 국제적 정합성 제고 및 대외 신인도 상승과 보험소비자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며, “업무의 중요도 및 업계의 여건과 동향 등을 감안해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장수리스크의 RBC 도입 등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세부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RBC와 관련해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속도조절을 요청해 왔는데, 조금 늦춰지기는 했지만 강화되는 방향성이 계속되고 있어 저금리 기조와 수익성 악화의 현실 속에서 보험업계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