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난 23일 ‘임금·단체협약 및 희망퇴직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사측이 제시한 교섭안을 받아들이고, 25일부터 본격적으로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아 구조조정에 나섰다.
우리아비바생명 노조측에 따르면 희장퇴직 신청은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희망퇴직 규모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희망퇴직 규모에 따라 김용복 신임 대표이사가 복안으로 두고 있는 조직개편 방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조직개편은 구조조정이 끝나고 신임대표가 부임한 이후인 7월 중순경으로 예상되고 있다.
◇ 전체 인력의 10% 예상…성공적 구조조정 이룰까
앞서 우리아비바생명 노조는 농협지주의 자회사 편입과정에서 전체 직원 330여명 가운데 30% 수준인 100여명에 대한 인원감축안이 나돌자 강하게 반발, 총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교섭을 통해 자율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하면서 당초 예상됐던 규모의 3분의 1 수준인 30여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아비바생명 박재완 노조위원장은 “지주에서 인력조정 규모를 일정부분 채우려고 할 경우 문제가 되겠지만 기존 아비바와 합작을 통해 중복된 인력을 제외하면 신청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자율적 신청을 통해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하고 난 후에는 농협지주 회장과 신임 대표이사, 노조가 모여 더 이상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상생협약을 체결하기로 확답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희망퇴직은 최소 15개월에서 24개월의 평균임금이 보장되며, 이와 별도로 사원부터 부장까지 근속연수와 직급별로 5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까지 생활자금을 지원받는다. 평균임금(전 직급 총액대비)은 전년대비 3% 인상됐으며, 이와 별도로 1인당 일시금 50만원을 지급받기로 했다. 우리아비바생명 내에서도 30여명 정도면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될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퇴직 규모가 어떻게 될지는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앞서 구조조정에 나선 보험사들이 자율이 아닌 ‘반강제적’ 희망퇴직을 강요한 곳들도 더러 있었던 데다, 직급적체 현상을 보이는 과·차장급 이상보다 실무자에 해당하는 대리급의 희망퇴직들이 줄 잇는 형국이기 때문.
더욱이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우 전체 조직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구조조정 규모가 예상보다 크거나 실무자들의 희망퇴직이 많을 경우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이야기 됐던 데로 전체 임직원 330명 가운데 100여명 정도가 빠져나가면 사실상 사업영위가 어려운 상태에 놓일 것”이라며, “희망퇴직 규모가 그 정도로 클 것으로 여겨지진 않지만 당초 100여명이 농협지주에서 적당하다고 이야기 된 규모였기 때문에 ‘희망자에 한해서’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규모가 어찌될지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기존 아비바 중첩조직 중심으로 개편 예상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조직개편은 오는 27일 주총을 통해 선임될 김용복 신임 대표이사의 부임 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아비바와의 합작을 통해 ‘아비바’와 ‘우리’ 측에 각각 있었던 중첩된 조직들을 중심으로 새로이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본격적인 조직개편은 새로운 대표이사 취임 후인 내달 중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 경력이 없는 은행 출신의 대표이사가 통합작업까지 6개월여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아비바생명의 사업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아직 통합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동일한 자회사 입장으로 조직개편 방향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신임 김용복 대표가 조직개편 내용을 복안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서 채권, 여신을 담당했으며, 지역담당본부를 통해 출범 전 공제 쪽도 담당했기 때문에 보험 경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비바 지분 47.3% 회수도 오는 27일 매각 작업이 완료된다. 당초 예상과 달리 사명은 통합시점까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농협생명’으로 통합되며 그전까지 사명은 유지하고 대신 농협마크가 앞에 붙게 된다”고 말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