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G손보 노조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롯데그룹 LIG손해보험 인수포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그룹 인수를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노조는 이날 “롯데그룹은 지난 2008년 대한화재를 인수한 후 지난 7년 동안 시장점유율(M/S)이 4%대에서 3%대로 오히려 축소되고, 손익 역시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민원평가에서도 최하위 등급을 받는 등 보험업 경영능력이 전무한 한편, 고객보호에 있어서도 낙제점”이라며 인수를 포기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우리나라 재계서열 5위로 현금 사내유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금감원 공시에 의하면 직원들의 급여 및 복리후생은 최하위 수준으로 비정규직 비율 역시 월등히 높다”고 지적하며, “롯데가 고용보장 및 인위적 구조조정 배제 방침을 내놓는다고 해도 믿을 수 없다”며 롯데와 어떠한 대화 의지도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자본형태상 LIG손보 대주주가 약속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투자자’가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LIG손보 임남수 노조위원장은 “롯데 자본의 행태를 보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외에도 경영능력, 정도·윤리경영, 직원처우 등 인수자격을 하나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아무리 많은 금액을 제시하더라도 결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구자원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롯데가 우선협상대상자나 상위권에 선정되면 전면 매각무산 투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롯데그룹의 액션에 따라 최후의 보루로 다음주 중 총파업을 위한 찬반결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LIG손보 노조 조중배 부지부장은 “롯데그룹을 비롯해 중국푸싱그룹, 사모펀드에 대한 반대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KB의 경우에는 지주 내에 손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손보산업에 대한 이해와 파악하는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보장 등에 있어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KB와는 대화에 응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LIG손보 노조는 이어 오는 28일 명동에서 1000여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KB사태가 인수전에 있어 새로운 변수로 작용, 판세변화를 유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19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KB금융지주, 롯데그룹, 중국 푸싱그룹, 동양생명(보고펀드), 자베즈컨소시엄 등 5곳이 참여했으며, 보고펀드와 KB가 6000억원 이상, 롯데의 경우 5800억원 가량의 입찰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나 사모펀드에 대한 거부감으로 LIG손보 인수전이 KB와 롯데의 2파전으로 좁혀질 것이라던 전망이 우세했던 가운데, 금감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는 KB금융이 본입찰 이후 입찰가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지 알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높은 입찰가격을 써낸 동양생명(보고펀드)이 롯데와 경쟁하는 구도로 가는 방향에도 힘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결정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시장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지난 22일 명동 롯대백화점 본점 앞에서 LIG손해보험 노동조합원들이 모여 ‘롯데그룹 LIG손해보험 인수 포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임남수 노조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