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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세 자릿수 걱정 원/달러 환율] 원화값 파죽지세, 비상대응 나서야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5-14 22:44

수출만 호황→내수균형 회복 전환 절실
상당수기업 손실 환율 구간 내몰려

[이슈 분석-세 자릿수 걱정 원/달러 환율] 원화값 파죽지세, 비상대응 나서야
“당장에 1000원 이하로 급락하기보다는 1000원대 초반에서 조정을 거칠 공산이 크다.”

세 자릿수 환율 숫자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시각과 더불어 전혀 다른 시각이 공존한다.

“단기적으로 원화 추가강세를 기대할 수 있는 폭은 2~3%로 제한적”이라면서도 “IMF와 BIS의 자료를 바탕으로 할 때, 원/달러 환율은 990~1,000원이 적정 수준”이며 이 레벨에 가까워져야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본 전망이다. 이대로 가다간 원/달러 환율이 아예 세 자릿수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은 좀체 걷히지 않고 있다. 외환시장에선 1030원 저지선이 뚫린 채 1020원 돌파 시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인용한 한 민간연구기관이 내놓은 시장 모니터링 코멘트와 한 증권사 외환전문가 전망이 엇갈릴 만큼 시장 향배는 몇 발짝 앞조차 내다보기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 절상 곡선이 너무 가파르다 보니

원화 절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차트 곡선 역시 가파르게 꽂히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6원에서 지난 주말 1022원으로 3.3% 가량 절상됐다. 특히 4월 이후만 놓고 보면 절상률이 무려 4.1%나 된다.

이는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절상률이라고 한다. 심리적 저지선이라고 꼽혔던 1050원에 이어 1030원이 깨졌고 14일 오전엔 1020선에 맹공을 퍼붓는 모습을 재연했다. 달러 환율만 걱정인 것도 아니다. 우리 경제를 홀로 떠받치고 있는 수출 경기에 직결된다는 원/100엔 환율은 이날 장중에 1000원 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환율 움직임에 외국인이 기만하게 반응하면서 국내 자본시장 참여자들과 수출기업들이 환율만 쳐다 보며 긴장상태를 이어 가게 된다.

4월 만 해도 올해 원/달러 환율 저점은 1000원대 초반이 될 것이라던 전망이 지배했지만 이제는 세 자릿수 가능성을 놓고 견해가 엇갈리는 시점까지 밀린 셈이다.

◇ 수출 동력에만 의존 외다리 경제

이처럼 원화 가치의 고공행진(환율 하락)이 좀체 잦아들지 않는 이유를 놓고 전문가들은 수출 호황이 지속된 사실을 공통적으로 꼽고 있다. 그 덕에 외환 보유고가 풍부해 졌는데도 올 들어 경상수지 흑자 폭이 사상 최대 수준을 예고하면서 환율 하방경직성이 굳건해 지는 것이란 설명이다. 반대로 수입은 내수 부진 때문에 감소하고 있다,

급기야 “이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연간 최대치였던 지난해 799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원화 강세는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마저 나왔다. 물론 환율 하락세(원 강세)가 마냥 속수무책인 상황인 것은 아니다.

일군의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실질적인 개입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꼽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정책 기조는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이 아니고 거시적 정책 대응으로 근본적인 대안 역할을 할 만한 계기 마련 쪽으로 설계돼 있다고 분석한다.

◇ 내수 활성화 비중 높인 경제혁신플랜

세월호 침몰 사고에 가려서 한 동안 금융계에서조차 무게감이 옅어졌던 박근혜 정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올 들어 내수와 수출의 균형 정책을 무척 비중 있게 제시했고 3개년 계획에 내수 활성화 방안이 대거 담겼다. 외환당국은 말로만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 내수 회복을 통한 근본적 치유를 추구하는 자세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사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가 5월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밝혔듯이 환율 하락이 나쁜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수출경기가 훼손되는 부정적 측면이 있으면서 동시에 달러 기준 수입물가에 대한 실질 구매력이 높아져 내수활성화로 이어지는 긍정적 측면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만 된다면 경상수지 흑자가 줄고 국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는 긍정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브레이크 거는 걸로는 부족

또한 상당수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 1020원대 접전을 펼치고 있는 현 상황까지는 용인하더라도 세 자릿수를 향하는 추가적인 절상까지 용인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환율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강림하는 수출 경기 훼손 가능성을 제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경영자들과 산업자본 계열 연구기관 등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을 하향 돌파하면 큰일이라고 거듭 경고해 왔다. 원화가 강세를 띨 것이라는 건 누구나 받아들일 준비를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거의 대부분이 1000원 이상의 환율에 맞춰서 사업계획을 세웠던 터였다.

더 이상의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브레이크만 걸어 주는 걸로는 충분치 않다는 견해가 기업경영인들에겐 두텁게 형성돼 있다.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고 그나마 기업들의 투자와 민간 소비 에너지원 역할이 크게 꺾이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120개 대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손익분기 환율은 1052.3원으로 나타났다. 요즘 환율 수준에선 수출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간 안에 빠져 들어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950~1000원 구간이 손익분기환율인 기업을 빼고나면 950원 미만으로 떨어져도 멀쩡할 수 있는 기업은 전체의 8.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 능동적 대응 근본적 해법

그래도 우리 경제계가 비상한 맞대응 노력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어 앞날이 주목된다. 거시 정책 면에서는 당국이 적절한 범위 안에서 시장의 과민 반응이나 과도한 변동성을 줄여 주는 대응, 그리고 내수활성화에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외환당국이 변동성만 관리하겠다는 소극적 태도를 취하기 보다는 한 쪽 방향으로만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에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시그널을 분명히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가계부채 상환부담에 따른 내수 위축 요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가계금융 선순환구조를 모색하고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거론하기도 한다.

기업 차원에서는 채산성 악화 걱정보다는 가격 경쟁력 확보 노력과 신제품 개발 및 판로 다각화와 개척 등의 노력을 주문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엔저 장기화에 따른 일본기업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분야는 더욱 적극적 대응책 모색이 절실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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