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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은행의 시스템 리스크를 줄여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5-06 22:58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거대은행의 시스템 리스크를 줄여라
세계경제와도 연관된 거대은행의 위험은 공적자금으로도 막기 어려워

선진국 거대은행에 요구되는 추가 자본비율상향은 국내에도 검토돼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거의 6년. 그동안 각국의 금융당국은 많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해서 은행을 다소나마 안정시키려고 애써왔다. 자본 및 유동성에 관한 새로운 규제들은 은행의 손실에 대한 회복력을 개선하고 뱅크런(bank run)에 대해서도 좀 더 견뎌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새로운 규제조치들은 거대은행의 방만 경영을 줄일 것이다.

여기서 거대은행이란 대마불사(too-big-to-fail bank) 즉 규모나 영향력이 너무 커서 그 은행이 망할 경우 한 나라 경제 또는 세계 경제가 위태로울 수 있는 은행을 말한다. 그러나 그러한 규제조치도 거대은행간의 상호연관 속에 잠복한 시스템 리스크(systemic risk)를 제대로 겨냥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거대은행이 제기하는 시스템 리스크는 은행 자체의 건전성이나 규모보다 훨씬 크다. 거대은행과 금융시장 전체가 충격에 얼마나 민감한가를 파악하려면 은행간의 자세한 거래관계를 알아야 한다.

예컨대 거미줄 같이 복잡한 금융거래망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거대한 보험회사 AIG그룹을 거의 도산으로 몰고 갔고 자금시장을 동결해서 전 세계 기업들의 신용경색을 초래할 정도였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과제는 거대은행들이 보다 안전한 금융거래망을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은행들이 안전한 상호의존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개념적으로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재 은행은 그들이 빌려준 돈이 떼일 것만 걱정하지 그 대출이 금융시장 전체에 시스템 리스크를 증대시키고 연쇄적으로 부도를 초래하는 위험은 걱정하지 않는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시스템 리스크를 증대시키는 은행에 대해서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부과하라고 권고한다.

그러나 거대은행을 과세하더라도 거대은행이 안전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금을 부과하면 일부 은행들은 규모를 줄이겠지만 반면 거대은행들이 부실화되면 공적자금에 의한 정부구제가 기정사실로 여겨질 우려도 있다. 더욱 문제는 세금을 낸 은행들이 오히려 적은 자본으로 보다 위험한 투자를 해서 세금 낸 만큼 이익을 보충하려는 도덕적 해이(道德的 解弛)도 있을 수 있다.

은행이 공적자금을 남용해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보다 나은 방법은 무엇보다 은행을 부실하지 않게,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본비율을 높이면 은행경영이 건전해지고 금융위기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은행이 안전해지는 경향이 있다. 뿐만 아니라 거대은행들은 위기에 처할 경우 정부의 구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실제로 높은 신용평가, 낮은 자금조달 비용 등 간접적인 보조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러한 부당한 혜택을 시정하기 위해서 거대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높은 추가 자본 비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젤 은행감독위원회는 최근 미국의 JP모건체이스와 영국의 HSBC 등 29개의 글로벌 거대은행을 지정해서 다른 은행들보다 엄격한 추가 자본비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미국 금융규제 당국도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골드만 삭스 등 미국의 8대 은행에 680억 달러의 자본금을 추가로 확충토록 했다. 미국 금융규제 당국은 미국 거대은행의 자본비율을 바젤은행감독위원회 보다 2% 포인트 높은 5%로 결정했다. 거대은행들은 앞으로 높은 추가 자본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당국 및 주요 선진국 금융당국들이 경쟁적으로 거대은행의 자본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은 거대은행들로부터 공적자금 남용을 막고 금융위기를 방지함으로 은행을 보다 안전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거대은행들이 추가 자본비율 부담을 낮추려면 은행의 규모를 줄이거나 다른 금융회사와 거래관계를 줄이고 덜 복잡해지면 된다. 그러나 이론상으로나 경험상으로 이 정도의 자본 확충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공적자금이 아닌 은행 주주들의 자기자본으로 은행 손실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이런 조치는 글로벌 은행에 대해서 논의되고 있지만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공적자금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내 대형 은행에 대해서도 검토되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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