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금융당국의 지시로 지난해부터 집적해온 일반보험 통계를 바탕으로 올해 말에 시범요율을 산출할 계획이다. 완성된 보험료율은 내년부터 손보업계에 제공된다.
이들 종목은 국내에서 아직 자체요율을 낼 수 없는 분야라 대부분 재보험 구득요율에 의존해 왔다. 일반적으로 보험료율은 축적된 경험데이터에서 산출하는 통계요율을 뜻하는데 보험개발원이 업계의 데이터를 받아 만든 참조요율과 각 사가 자기통계로 산출한 자사요율로 구분된다. 그 밖에 통계내기 힘든 종목은 재보험사가 산정한 요율을 받아쓰는데 이것이 구득요율이다.
구득요율에 의존하면 재보험사와 해외 보험시장 업황에 휘둘리기 쉬워 보험료 안정성이 떨어진다. 또 보험사들은 요율산출 능력 키우기에 소홀해지기 쉽다. 이에 당국은 일반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보험사의 요율산출 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통계집적을 결정한 것.
그러나 업계에서는 내년에 나올 보험개발원 시범요율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단 데이터 집적기간이 1년 밖에 안 돼 미덥지 않은데다 물(物)보험은 변동성이 커 통계요율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일반보험은 사고 한 번에 보험료 변동이 큰 종목이라 통계요율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집적기간도 최소 3년을 넘어야 쓸 만하다”며 “또 일반보험은 재보험 확보가 필수인데 내년에 나올 참조요율은 말 그대로 시범적인 요율이라 재보험업계가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보험업계에선 참조요율 산출이 보험료 규격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화재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축적된 경험통계가 부족하기 때문에 참조요율을 쓴다면 보험료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무는 현상이 생긴다는 것.
외국계 보험중개사 관계자는 “정형화된 요율테이블을 만들어 규정하는 것은 요율선택권을 억제하는 행위로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방침”이라며 “참조요율을 받아온 보험사는 각자 사업비를 더해 보험료를 산정하는데 이러면 가격차등화는 커녕 일정수준에서 비슷하게 나오는 규격화 현상이 벌어진다”고 밝혔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