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FY2013(2013년 4~12월)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사업비는 1조9029억원으로 이 가운데 31%인 6007억원이 대리점 수수료로 지급됐다. 특히 현대해상과 LIG손보의 사업비 대비 대리점 수수료 비중은 각각 49.5%, 45.3%로 돋보이게 높았다. 이들은 온라인채널이 별도법인으로 분리됐거나 시작한지 얼마 안되다 보니 대리점채널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의 경우, 자동차보험 사업비 3291억원 중 1630억원을 대리점에게 수수료로 줬다. 사업비의 절반이 대리점으로 들어간 셈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온라인채널이 별도의 회사로 분리돼 있어 설계사, 대리점 등 대면채널 밖에 없다보니 대리점 비중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카다이렉트의 사업비(341억원)를 더해 계산해도 자동차보험 사업비 대비 대리점 수수료 비중은 45% 수준으로 업계 수위권에 달했다. 이같은 현상은 유난히 대리점채널 의존도가 높은 현대해상의 영업구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FY2012(2012년 4월~2013년 3월) 현대해상의 제휴 대리점은 9242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그 중 개인대리점이 7029개, 법인대리점이 2213개다. 실적 의존도 역시 높은데 대리점을 통해 거둔 매출이 6조3320억원으로 대면채널의 72%에 달한다. 설계사채널은 28%로 업계 평균(43%)보다 크게 낮다.
대리점채널에 집중하는 것은 단기간에 판매력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사업비 지출이 큰데다 판매채널 효율성에도 좋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현대해상의 대면채널 실적이 대리점에 편중돼 있는 점은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된 부분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채널에 집중하는 것은 단기적인 판매력 제고방식으로 현대해상은 대리점 의존도가 눈에 띄게 높은 편”이라며 “채널별 고른 성장을 위해 판매루트의 편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편에선 온라인채널이 대세가 됐음에도 대리점들이 자동차보험을 쉽게 놓지 못하는 상황이 일부원인으로 지목됐다. 자동차보험은 1년 만기 상품으로 현금유동성이 좋아 손보계 대리점들은 자동차보험을 기반 삼아 영업을 꾸려왔다.
게다가 자동차보험은 연계영업(업셀링)의 핵심이 되는 상품이다. 차량보유자는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이라 설계사 및 대리점은 이를 통해 가망고객을 확보하고 영업의 접점으로 삼는다. 손보사들이 수년간 적자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에 손 떼지 못하는 이유다.
보험대리점 관계자는 “보통 개인대리점이나 소규모 법인대리점들이 자동차보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데 고정적으로 현금뭉텅이가 들어와 경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개인대리점들은 전속비중이 높아 보험사에서도 전속설계사와 비슷한 대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보험 사업비 대비 대리점 수수료 〉
(단위 : 억원)
(자료 : 손보업계, 보험개발원)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