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업계에서는 참조요율 사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데 보험료 규격화보다는 요율선택권 확대가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이란 입장이다.
◇ 구득요율 탈피 움직임 본격화
그동안 구득요율에 의존하던 일반보험 종목에서 통계요율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금융당국의 지시로 작년부터 일반보험 통계를 집적해온 보험개발원은 올해 말 시범요율을 산출해 내년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대상은 전문인배상책임보험, 영업배상책임보험, 생산물배상책임보험과 재산종합보험(패키지보험)이다.
삼성화재 또한 지금까지 집적한 통계자료를 근거해 일반보험 자체요율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오상훈 삼성화재 일반보험지원팀 상무는 “해외수재 확대를 위해선 프라이싱(가격책정)과 언더라이팅(인수심사) 역량이 갖춰져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그간 집적한 통계와 역량으로 내년까지 자체요율을 위한 원가체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패키지나 배상책임 종목은 국내에서 아직 자체요율을 낼 수 없는 분야라 대부분 재보험 구득요율에 의존해 왔다. 이에 당국은 일반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보험사의 요율산출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흔히 보험료율은 경험데이터를 통해 산출한 통계요율과 재보험자에게 받은 구득요율로 나뉜다. 통계요율은 보험개발원이 업계의 데이터를 받아 만든 참조요율과 각 사가 자기통계로 산출한 자사요율이 있다.
반면에 통계내기 힘든 물건의 경우, 재보험사가 전문가를 현장 서베이 보내거나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동원해 요율을 산정한다. 구득요율은 선진 재보험사로부터 이런 요율을 구한 것이다. 통상적으로는 자사요율을 쓰는 것이 이치에 맞으나 자사요율이 없으면 참조요율을, 참조요율도 없으면 구득요율을 받아온다.
하지만 구득요율에 의존하면 재보험사와 해외시장의 업황에 크게 영향을 받아 휘둘리기 쉽다. 때문에 객관적이고 안정적인 일반보험료 산정을 위해선 통계를 기반으로 한 요율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과 삼성화재의 인식이다.
◇ 통계요율 아직은 신뢰 못해
그러나 손보업계는 내년에 나올 보험개발원 시범요율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데이터 집적기간이 1년 밖에 안 돼 미덥지 않은데다 물(物)보험은 변동성이 커 통계요율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일반보험은 사고 한번 터질 때마다 보험료 변동이 큰 종목이라 통계요율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집적기간도 최소 3년을 넘어야 쓸 만하다”며 “또 일반보험은 재보험 확보가 필수인데 내년에 나올 참조요율은 말 그대로 시범적인 요율이라 재보험업계가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보험업계에선 참조요율 산출이 보험료 규격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화재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축적된 경험통계가 부족하기 때문에 참조요율을 쓴다면 보험료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무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외국계 보험중개사 관계자는 “정형화된 요율 테이블을 만들어 규정하는 것은 요율선택권을 억제하는 행위로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방침”이라며 “참조요율을 받아온 보험사는 각자 사업비를 더해 보험료를 산정하는데 이러면 가격차등화는 커녕 일정수준에서 비슷하게 나오는 규격화 현상이 벌어진다”고 밝혔다.
또 다른 외국사 관계자 역시 “패키지보험처럼 정형화하기 어려운 상품에 대해서 국내의 통계로 적정가격 산출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마치 S사의 통계를 수십 년 쌓아 산출한 요율을 H사에 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작은 빌딩의 화재보험에서 구득요율을 쓰면 오히려 비싸질 수 있으나 규모가 작더라도 특이업종(전시관, 극장, 박물관 등)에는 구득요율이 저렴할 수 있다”며 “이렇게 다양한 가격산출 방식에 따른 가격차등화가 이뤄져야 경쟁과 시장 활성화가 제대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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